연대 총학생회선거,비운동권 제목소리 내기 시작

  • 입력 1996년 11월 12일 20시 13분


한총련사태와 관련돼 학교측으로부터 무기정학 처분을 받은 학생이 총학생회회장 후보로 나설 자격이 있는가. 지금 연세대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현 총학생회측과 대학당국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停學학생 출마싸고 갈등▼ 문제의 발단은 11일 연세대의 현 총학생회(NL계)가 지난달 19일 학교측으로부터 무기정학을 받은 사회대 학생회장 金千煥씨(25·행정학과4년)와 문과대 학생회장 張同烈씨(24·사회학과4년)를 각각 총학생회장 정,부후보로 내세울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에대해 韓相完연세대학생처장은 즉각 『징계를 받은 학생들은 일단 학생으로서의 모든 권리와 자격이 중단된 것』이라며 『만약 이들이 학생회 선거에 출마할 경우 학생상벌위원회를 열어 제적처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나섰다. 양측의 이같은 대립에 대해 선관위원장을 맡은 金영준씨(24·교육학과3년)는 『학교당국의 징계는 부당하며 이들의 입후보 자격여부는 학생들이 선거를 통해 판단할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 선거는 13일 하룻동안 후보등록을 받으며 오는 27,28일 양일간 투표를 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학생회의 개혁을 주장하는 단체들이 총학생회 선거에 개입하고 나서 연세대의 올해 총학생회장 선거양상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총학생회장 후보공개모집에 나섰던 「신촌지역 학생회 개혁을 요구하는 학우들의 모임」(이하 학우들 모임)이 총학생회장선거에 뛰어들었다. 이 모임은 『한총련농성사태를 거치면서 대다수 학생들은 일부 운동권들이 장악한 한총련의 배타성 비민주성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모임회원인 金知光씨(22·경영학과2년)는 『많은 학생들이 우리의 생각에 공감한다는 내용의 전화를 걸어왔다』며 『현재 1백여명의 회원이 모여 총학생회장 후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후보는 내지 않으나 입후보자의 정책을 분석 비판하는 등 선거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우리들의 목소리로 발언하고픈 연세인의 모임」이 11일 새롭게 등장, 관심을 끌고 있다. 연세대생 30여명으로 출발한 이 모임은 『지난 8월 한총련 사태와 관련, 현 총학생회가 「반성의 장」을 마련하지 않고 종합관 청소 등 이벤트성 행사에만 치중해왔다』며 『현재 문제의 해결책은 「총학생회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가 제 목소리를 내는 「아래로부터의 개혁」』이라고 주장했다. ▼시위피해 본 학생들 환영▼ 총학생회선거를 둘러싸고 연세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한 학생은 『한총련 사태로 운동권이 전멸하다시피 한 상태에서 학생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마땅한 운동권 후보가 없고 연세대생들 중 시위의 피해를 본 평범한 다수가 「이제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李浩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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