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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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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선(先) 핵 포기, 후(後) 경수로 제공’을 고집한다면 핵 문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북의 주장은 추후 협상의 기선(機先)을 잡겠다는 의도에서 나왔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 일본만이 아니라 러시아까지도 이런 북에 동조하지 않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러시아는 “국제 규정상 경수로를 먼저 줄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역사적으로 북의 맹방이요 후견자라고 할 러시아가 일언지하에 내치는 근거는 분명하다. 북의 요구는 1974년 미국 러시아 프랑스의 주도로 출범한 핵공급국그룹(NSG)의 규정에 어긋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원자력 관련 기술 통제 등을 위해 명문화된 이 규정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 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 원자력 기술과 부품 등을 줄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북한은 공동성명의 이행 여부를 지켜보는 국제사회의 눈을 두려워해야 한다. 생떼와 트집, 어깃장과 벼랑 끝 전술로 ‘폭리 횡재’만을 노려서는 국제사회의 협력을 얻어 체제의 연착륙을 꾀하기도 어렵다. 한국과 중국을 지렛대 삼아 미국을 움직인 북이 ‘경수로 먼저’만을 우기는 것은 한국에 대한 배신이요, 국제사회의 상식에 대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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