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측 “오세훈 컷오프”… 吳측선 “장수에 충분한 시간 줘야”

  • 동아일보

[국민의힘 자중지란] 국힘 공관위장 사퇴, 지선 차질 불가피
張측 “吳, 정치 지저분하게 하고 있다”
안철수 등 대체 후보군들 접촉한 듯
지도부, 잠행 이정현 복귀 설득 입장
당내 “지방선거 앞 자멸의 길” 우려

6·3 지방선거가 8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 공천을 두고 국민의힘이 자중지란에 빠졌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돌연 사퇴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천 신청을 보이콧하며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2선 후퇴를 압박하자 장 대표 측은 오 시장 공천 배제 가능성을 내비치며 충돌한 것이다.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둘러싼 당 내분이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극한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에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멸의 길을 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吳 공천 보이콧 이어 공관위원장 돌연 사퇴

이 위원장은 12일 공관위 회의를 마친 뒤 밤 12시 무렵 당 지도부에 사퇴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0시간 뒤인 13일 오전 200자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사퇴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퇴 이유에 대해 “이미 복잡한 당에 더 이상 상처 주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 위원장의 사퇴는 지난달 12일 공천관리위원장에 임명된 지 29일 만이다.

당내에선 이 위원장의 사퇴 배경을 두고 두 차례에 걸친 오 시장의 서울시장 공천 신청 보이콧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초 이 위원장은 8일까지 공천 신청을 받기로 했지만, 오 시장이 신청서를 내지 않자 “세상이 ‘오동설(吾動說)’로 움직이지 않는다.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공천 기강은 반드시 세우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위원장은 사흘 뒤인 11일 공천 추가 접수를 의결했다. 오 시장과 당 지도부가 물밑 조율에 나선 가운데 오 시장이 공천을 신청할 수 있도록 12일까지 접수 기한을 연장한 것. 하지만 오 시장은 “당의 변화를 위한 실천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추가 공천 신청을 재차 거부했다. 오 시장은 이 위원장이 공천 접수 기한을 하루 연장한 데 대해 당 지도부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싸움에 나설 장수에게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하는데, 공관위가 추가 접수 기간을 하루만 추가한 것은 사실상 후보를 흔들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공관위 회의에서 오 시장의 공천 신청 거부에 대해 “그분(오 시장)에 대해 눈치 볼 이유가 없다. 답이 없는 것을 계속 요구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부산과 대구 경선 방식을 두고 당 지도부와 충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이 현역 의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당 지도부가 난색을 표했다는 것이다.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정희용 사무총장은 이 위원장 사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구와 부산 지역의 공천 방식을 두고 약간의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의 사퇴로 국민의힘 공천 작업엔 차질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진행된 공관위 심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 張-吳 양보 없는 충돌에 총체적 난국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둘러싸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 2선 후퇴 요구가 고조되는 가운데 송 원내대표와 장동혁 당 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찬회동을 가졌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둘러싸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수도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도부 2선 후퇴 요구가 고조되는 가운데 송 원내대표와 장동혁 당 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오찬회동을 가졌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당 지도부는 잠행에 들어간 이 위원장의 복귀를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대표는 “연락이 닿는 대로 이 위원장을 뵙고 말씀을 듣도록 하겠다”고 했다.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 등은 서울 영등포시장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다만 장 대표는 자신의 2선 후퇴를 요구한 오 시장의 요구에 대해 “오 시장이 자기 요구를 안 들어준다고 신청을 안 하는 건 문제”라며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이 공천 추가 신청을 거부한 데 대해 “공천은 공정이 생명이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오 시장을 위한 추가 공천 신청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당권파는 ‘컷오프’를 거론하며 오 시장에 대한 역공을 펼쳤다. 한 지도부 인사는 “오 시장이 정치를 지저분하게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권파는 안철수 의원 등 오 시장을 대체할 후보군에 대한 물밑 설득 작업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조광한 최고위원은 12일 “A플랜이 어긋나면 B플랜으로 가야 되고 B플랜이 어긋나면 C플랜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반면 오 시장 측은 장 대표가 ‘절윤 신청’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 전에는 공천 신청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최소한의 선결 조건인 혁신 선대위 출범 등이 수용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에선 오 시장과 장 대표의 충돌이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선거를 자충수로 망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남도지사 선거에 공천을 신청한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당이 어려울 때이니 오 시장도 본인 주장만 내걸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국민의힘#서울시장 선거#공천관리위원장#지방선거#당내 갈등#공천 보이콧#절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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