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청-공소청법안 여진]
李 “내가 檢피해자” 黨의견 수렴 지시
강경파 “정부안 국민 눈높이 안맞아”… 與 내일 정책의총 열고 의견 수렴
정부, 보완수사권 최소화案 논의… 일각 “대통령 추진안 黨이 뒤집어”
김민석 국무총리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충남-대전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1.13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 법안에 대해 “당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김민석 국무총리도 “보완수사권은 일관되게 폐지가 원칙”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중수청·공소청법을 두고 “제2의 검찰이 될 것”이라는 반발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달래기에 나선 것.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당과 정부 사이의 이견은 없다”며 진화에 나서는 동시에 15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고 당내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다만 김 총리와 민주당 지도부가 보완수사권 폐지에 무게를 싣자 정부 내에선 검찰청 폐지 이후 수사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 李 “내가 검찰 최고 피해자”
이 대통령은 이날 한일 정상회담을 위한 출국에 앞서 서울공항에서 민주당 정청래 대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함께 중수청법과 공소청법 정부안의 여당 내부 반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가 당내 의원과 여당 지지자들의 문제 제기를 전달하자 이 대통령은 “내가 검찰의 최고 피해자인데 나의 검찰개혁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란 취지로 말했다는 것.
이후 청와대는 “당에서 충분한 논의와 숙의가 이루어지고 정부는 그 의견을 수렴하라”는 이 대통령의 지시를 공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범여권 내부에서 논의가 너무 과열되니까 당내 의견을 충분히 우리가 수렴하겠다는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정부의 의견 수렴’을 지시한 것은 민주당 내 확산되는 반발 조짐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정부가 중수청을 수사사법관과 전문수사관으로 이원화하는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을 입법예고하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제2의 검찰청이 될 것”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민주당 김용민 의원 등 강경파들은 이날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긴급 토론회’에서도 “정부 입법예고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기에 친명(친이재명) 한준호 의원 역시 “검사의 권한을 명찰만 바꿔 달아 유지하는 방식으로는 개혁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우려하는 등 당내 반발이 강경파를 넘어 친명계와 당 지도부로 확산되는 형국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 위원들도 동반 사퇴에 나서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민주당 윤리심판원장을 맡고 있는 한동수 변호사 등 총 6명은 “검찰 권력을 오히려 되살리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14일 사퇴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자문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추진단이 성안한 법안에 대해서는 적정한 검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향후 법안에 관한 자문위 의견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 金 총리도 “당 논의 적극 수렴할 것”
이 대통령의 지시 이후 김 총리도 “입법예고 기간 동안 당과 국회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이며 정부는 적극적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정부안을 만든 만큼 사실상 총책임자인 김 총리가 직접 법안 수정을 시사한 것이다.
특히 김 총리는 “보완수사권에 대해서는 그동안 일관되게 폐지가 원칙임을 밝혀왔다”며 “검찰개혁의 본령을 살린 최종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정부 내에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삭제할 경우 수사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많다고 보고 보완수사권을 필요 최소한도로 살리는 방향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당내 반발이 확산되자 김 총리가 사실상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을 밝힌 것. 일각에선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 총리가 당심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 대표도 이날 유튜브에서 보완수사권에 대해 “폐지하고 보완수사요구권만 주면 된다”고 했고, 경찰의 비대화 우려에는 “경찰이 전건송치를 안 하고 자유롭게 가는 부분에 대해서도 상호 견제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대통령이 정권 차원에서 정부 입법을 하고 그에 따른 부담도 지겠다고 한 것인데 당이 뒤집은 꼴”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