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북핵 중재 요청에 인내심 언급… 北이 핵폐기 동의하겠나”

  • 동아일보

[李대통령 방중 마무리]
李 “시진핑, 韓 노력 평가하면서도… ‘인내심 가질 필요있다’고 답해”
“핵개발 중단땐 대가 줄수있지 않나
적대감 쌓여… 대화까지 시간 필요”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상하이시에서 열린 순방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상하이시에서 열린 순방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핵 문제를 포함해 북한의 대화 재개 등 한반도 문제에 중국이 ‘중재’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7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시 주석이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북-미,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인 관여를 요청했다는 것. 다만 북한이 대남 단절과 ‘비핵화 불가’ 방침을 고수하는 만큼 중국의 반응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 “적대감 오래 쌓여, 北 편들었다고 종북이라 할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MOU 서명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베이징=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MOU 서명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베이징=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 대통령은 이날 상하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통로가 막혔다. 신뢰가 완전 제로(0)일 뿐 아니라 적대감만 있다”면서 “소통 자체가 안 되니 중국이 평화의 중재자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인내심은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도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라고도 했다.

이 대통령 발언은 사실상 시 주석에게 직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중 협력 속 중국이 한반도 평화 안정에 관여할 수 있는 단기적, 장기적인 방안들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의적 방안’엔 서울과 베이징을 잇는 열차 구상이나 북한의 원산갈마 해양관광지구를 활용한 관광 구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중국 반응에 “그 말이 맞다”면서 북한이 대화에 나서지 않는 이유를 ‘오랜 시간 쌓아온 업보’라고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우리가 오랜 시간 북한에 대해 군사적 공격 행위를 했다. 북한에선 엄청 불안했을 것”이라며 “상대와 대화하려면 상대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을 편들었다고 종북이라고 할 것인가”라며 “오랜 시간 쌓아온 업보, 적대감이 있기 때문에 대화가 시작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주변국 역할이 필요해 중국에 부탁했고 중국은 일단 그 역할에 대해 노력해 보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 “北 입장에서 핵 없애는 걸 동의할 수 있겠냐”

李, 中 휴머노이드 로봇과 악수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중국 상하이 국제회의중심에서 개최된 ‘한중 벤처 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해 중국 기업 ‘에지봇’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악수를 하고 있다. 상하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李, 中 휴머노이드 로봇과 악수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중국 상하이 국제회의중심에서 개최된 ‘한중 벤처 스타트업 서밋’에 참석해 중국 기업 ‘에지봇’의 휴머노이드 로봇과 악수를 하고 있다. 상하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 대통령은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만 하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지난해 공식화한 3단계 비핵화 구상인 ‘(핵 개발) 중단-축소-폐기’ 중 ‘중단’(stop)이 현재로선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북한에 핵이 체제 보장의 핵심 수단인 만큼 ‘비핵화’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특히 시 주석에겐 북한의 핵무기 추가 생산이 전 세계 평화 안정에 위해가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는 장기적으로 비핵화해야 되지만 북한 입장에서 지금 핵 없애는 걸 동의할 수 있겠냐”면서 “그래서 현재 상태에서 중단하는 것, 초과 생산하지 않고 국외로 핵물질 반출 않고 더 이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하지 않는 것만으로 이익이니까 그 이익을 포기하는 보상 또는 대가를 지급하고 단기적으로 일단 타협할 수 있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중기적으로 감축해 나가고, 좀 길게 봐서 ‘핵 없는 한반도’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게) 우리가 제안한 안이다. 이 진정성에 대해 북측에 충실하게 설명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강조했다. 비핵화가 아닌 핵 활동 중단에 대해서도 제재 완화 등 보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각국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중국은 앞으로도 자신의 방식으로 이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핵에 대한 언급 없이 ‘건설적 역할’을 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재명#한중 정상회담#북한 비핵화#중국 중재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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