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북향민’…통일부 “호칭 변경 신속히 결정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23일 14시 18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9/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19/뉴스1
통일부가 ‘탈북민’ 호칭을 ‘북향민(北鄕民)’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신속하게 결정해 추진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탈북민 호칭 변경 추진 경과에 관한 질문에 “조속한 시일 내에 결론을 내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달 19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내년 업무계획을 보고하며 ‘북한이탈주민’과 ‘탈북민’ 대신 ‘북향민’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면서 “탈북자를 북향민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탈북민들 전원이 기존 명칭, 탈북자라는 명칭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과 김민석 총리도 업무보고 현장에서 북향민 용어를 썼다.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탈북민은 법률적 공식 명칭으로 북한 정권을 벗어나 ‘탈출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반면, 북향민은 ‘북쪽이 고향인 사람’이라는 뜻으로 실향민이나 귀향민과 맥락을 같이한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우호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정부 입장에선 탈북민보다는 북향민 용어를 채용하는 것이 대북정책을 수행하는 데 좀 더 수월하다는 평가다.

통일부는 아직 호칭 변경을 공식적으로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간부회의 등 내부적으로는 북향민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탈북민 전원이 현재 호칭에 강한 거부감을 표시’한다는 정 장관의 언급과 달리 일부 북한이탈주민 단체는 호칭 변경에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통일부는 지난 9월 탈북민 호칭 변경 검토를 공론화하며 여론조사를 진행했는데 현재까지 그 결과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북향민 표현을 채택해 전면 시행하기 전에 공감대 확산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먼저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통일부#탈북민#북향민#북한이탈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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