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명태균, 2022년 대선 직후 김용현 통해 경호처 인사 개입”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20일 03시 00분


2022년 3월-7월 녹취파일 공개
明 “빨리 金에 이력서 보내라 하니
들어가게 됐다고 전화 왔더라고”
與 “무분별한 정치공세 말라” 반박

더불어민주당이 19일 “명태균 씨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대통령경호처 인사에 개입했다”며 명 씨가 지인에게 인사 개입 사실을 전달하는 내용의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명 씨가 여당 공천을 넘어 대통령실 인사에 개입한 증거가 드러난 것”이라며 ‘명태균 특검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무분별한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 ‘경호처 인사 개입’ 정황 담긴 明 육성 공개

민주당이 이날 공개한 1분 3초 분량의 녹음 파일에 따르면, 명 씨는 2022년 7월 4일 지인과의 통화에서 “김용현(당시 대통령경호처장)이 A 씨를 부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처장이) 스페인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같이 갔다 하길래 A 씨한테 ‘빨리 이력서를 보내라’ 하니 보냈다”며 “다음 날 (김 처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전화가 왔더라고, 들어가게 됐다고”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명 씨는 “내가 김용현한테 ‘(김 처장 등) 자기들끼리 하는 모임에 (A 씨를) 불러서 격려를 해주고 챙겨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이날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녹취록을 언급하며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한 창원지검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대화가 이뤄진 날에 경호처 직원 권모 씨는 요직인 경비안전본부에 발령받은 뒤 명 씨에게 ‘박사님 덕분이다. 박사님 라인으로 입성했다’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A 씨와 권 씨가 동일 인물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명 씨는 녹취에서 황종호 대통령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도 언급했다. 황 행정관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이던 때부터 비서로 일하며 윤 대통령을 ‘삼촌’, 김건희 여사를 ‘작은 엄마’라고 부르는 사이로 알려졌다. 명 씨는 녹취에서 “대통령 조카 황종호가 시민사회수석(실)에 행정관으로 있는데, (A 씨에게) 내가 (황 행정관을) 소개시켜 줄 테니까 관계를 잘하라고 얘기해 줬다”고 했다.

민주당은 “명 씨의 경호처 인사 개입 의혹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명 씨가 대선 직후인 2022년 3월 지인과 대화한 녹취 파일도 공개했다. 30초 분량의 녹취에서 명 씨는 A 씨를 언급하며 “들어올 사람이 천지인데 자격 미달인 사람(A 씨)을 (추천했다)”이라며 “그것 우사(망신) 당한다니까 괜히”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명 씨가 2022년 3월엔 A 씨의 경호처 인사 개입에 실패했지만 그해 6월 말 또는 7월 초엔 김 전 장관을 통해 청탁에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 여야 ‘명태균 특검법’ 공방

민주당은 연일 명 씨 녹취록을 공개하며 ‘명태균 특검법’ 통과를 위한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노 의원은 이날 여당의 반대로 명 씨의 녹취 파일을 운영위 회의장에서 재생하지 못했다. 노 의원은 “국회가 (명 씨 인사 청탁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운영위 차원의 관련 현안 질의 등을 촉구했다. 민주당 서미화 의원도 이 자리에서 “도대체 넉 달간 검찰은 무엇을 한 것인가. 윤석열 김건희 부부에 대한 수사를 은폐 축소하려는 것이었다는 의심을 키웠다”며 “명태균 특검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은 “명태균 특검법은 수사 대상이 국민의힘 공천인데, 민주당의 공천에 대해 다 들여다보고 특검을 하겠다면 여러분은 받겠나”라며 “정치적 공세”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명태균#김용현#경호처 인사 개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