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주자들 뛰어든 ‘직구’ 난타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직구 금지’ 이어 또 정책 혼선]
정책 혼란 비판했던 한동훈-유승민
오세훈 “처신 아쉬워” 지적에 설전

정부의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이 없는 해외 제품의 직접구매(직구)를 금지하는 정책 혼란을 둘러싸고 여권 대선 주자 간 설전이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겨냥해 “건설적 의견 제시가 잘못된 ‘처신’이냐”고 비판했다. 전날(20일) 오 시장이 직구 금지 철회를 주장한 한 전 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등에게 “처신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하자 곧바로 반박한 것이다. 유 전 의원도 “이건 대체 무슨 억까(억지로 비난) 심보인가”라고 오 시장을 비판했다. 차기 당권,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인사가 이틀째 설전을 벌이자 “벌써부터 서로 견제작업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의견 제시를 ‘처신’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공감할 분 많지 않다”고 오 시장을 비판했다. 이어 그는 “공익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시민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도 있다”면서도 “불가피하게 시민의 선택권을 제한할 때는 최소한도 내에서, 정교해야 하고,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 시장은 2시간 뒤 페이스북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얼마든지 의견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여당 정치인들이 SNS로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은 가급적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재차 지적했다. 다만 오 시장은 ‘처신’ 표현에 대해선 “지금 생각해 보면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었다”고 했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이 다시 오 시장을 공격했다. 유 전 의원은 “여당 정치인이 SNS로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것은 무슨 억지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은 “지난 2년간 당정관계가 잘못된 것은 건강한 목소리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자기가 SNS 하면 건강한 거고, 남이 SNS 하면 보여주기냐”라고 반문했다.

대선 주자들의 해외 직구 논쟁에 대해 당내에선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여당 관계자는 “한 전 위원장과 유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가 자유를 제한한 사례를 콕 집어 ‘정부가 초심을 잃었다’고 지적한 것”이라며 “직구가 젊은층 표심을 얻기에 중요한 주제라 차기 당권, 대선 주자들이 더 열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직구 난타전#정책 혼란 비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