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양정철 인선설에 與 발칵…“정체성 부정” “당혹”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7일 14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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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다들 좋은 분…기용 무난” 엇갈린 반응
민주 “野 파괴공작…여론 떠보기” 이준석 “끔찍한 혼종”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뉴스1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뉴스1
대통령실이 4·10 총선 참패 이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야권 인사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정치권이 술렁였다.

17일 일부 매체는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 총리 후임으로 박 전 장관을, 이 실장 후임으로 양 전 원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설될 정무특임장관으로는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가 거론된다고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해당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당사자들도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정치권도 크게 술렁였다. 여권에선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참패로 인해 당이 위기에 봉착한 엄중한 시기에 당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협치란 자신의 정체성과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대와 타협하는 것이지 자신을 부정하면서 상대에게 맞춰주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당혹스럽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누군가 상상을 흘렸을 가능성이 큰 게 아닌가 싶다”며 “만약 현실화한다면 지지층 사이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훌륭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야권 인사이기에 보수층이 받아들이기가 감정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야권 인사의 기용이 “무난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다들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보수 진영에 있던 분을 비서실장으로 모셔 왔지 않나. 여야가 서로 상생·화합하는 협력관계로 IMF를 극복했다”면서 TK(대구·경북) 출신인 김중권 DJ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거론하기도 했다.

야당은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당선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야권 인사 기용설은 “윤 대통령의 야당 파괴 공작”이라며 “찔러보기, 띄워보기이자 간 보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 인사들이 간다고 인준이 되겠나. 가지도 않을 것”이라면서 “윤 대통령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총리 인선은) 비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국회 통과 여부를 보다 보니 야권 성향 인사를 찾으면서 거론된 것 같은데 현실화될지는 봐야 될 것 같다”며 “언론에 흘려 정치권의 반응이나 여론 동향을 한번 살펴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민주당 경기 하남갑에 당선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박근혜 정부 탄핵 직전 탄핵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냈던 김병준 씨를 총리로 지명했던 것이 떠오른다”며 “결국은 총리 한 사람이 들어가서 뭘 바꾸진 못한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기 때문에 그걸 박 전 장관이 받아들이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범야권인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끔찍한 혼종”이라며 “이제야 왜 취임 초기부터 보수 계열 인사들을 당내에서 그렇게 탄압해오고 내쫓았는지 알겠다”고 비꼬았다.

당 밖에서는 김종인 전 개혁신당 상임고문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외형상으로는 야권을 갖다 썼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협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그래 가지고 사태를 수습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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