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이철규 “승선 불가”에… 윤상현 “지도부, 수도권 경쟁력 없어” 반격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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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 하태경도 “계속 쓴소리할 것”
李 “당 모욕에 박수쳐줘야 하나”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의 “멀쩡한 배에 구멍이나 내는 승객은 승선할 수 없다”는 발언에 따른 여진이 당내에서 이어지고 있다.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의 입에서 ‘총선 승선론’이 나오자 당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사무총장이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타고 있는 배를 침몰하게 하는 승객은 승선 못 한다”는 경고는 원외인 이준석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보다는 윤상현 의원(4선·인천 동-미추홀을) 등 현역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최근 “국민의힘은 암이 큰 덩어리가 두세 개가 있다. 그 큰 암을 치료하기가 되게 힘들다”며 당을 공개 비판했다.

경고 다음 날인 이날도 윤 의원은 “당 지도부가 ‘수도권 경쟁력’이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윤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수도권 위기론을 거론하며 “당 지도부에 있는 분들은 영남권이나 강원권에 있는 분들이니까 이분들은 그런 거에 대해서 못 느낄 수도 있다”며 지도부를 비판했다. 김기현 대표 지역구는 울산 남을, 윤재옥 원내대표는 대구 달서을, 이 사무총장은 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다.

비윤(비윤석열) 진영인 하태경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나 같은 사람이 그런 데 눈치 보고 신경 쓰고 할 말 안 하겠나, 쓴소리 할 일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을 모욕하는 것을 내버려 두고, 잘했다고 박수쳐야 하는가. 당원들의 뜻을 전달하는 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기자들에게 당원들이 ‘내부 총질’이란 표현을 쓰며 몇몇 의원에 대한 분노를 전한 문자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뜻이 아니라 당을 폄훼하는 것에 대한 경고”라며 “이 사무총장에게 공감하는 의원도 적지 않다”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국민의힘 이철규 사무총장#총선 승선론#수도권 경쟁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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