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부지로 쓸 땅 있었는데…1800억 들여 농업용지 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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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8월 15일 05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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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슬로베니아 대원들이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국기 게양대를 철거하고 있다. 2023.8.8 뉴스1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슬로베니아 대원들이 8일 오전 전북 부안군 잼버리 대회장에서 국기 게양대를 철거하고 있다. 2023.8.8 뉴스1
전라북도가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있었는데도 농지관리기금 1800억원을 들여 농업용지를 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지관리기금을 활용하기 위해 농업용지로 용도를 변경하면서 불필요하게 사업 비용과 기간이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2월 농어촌공사는 농촌경제연구원에 새만금농업특화단지 토지공급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해당 연구용역에서는 “자금 부족 문제와 연계돼 일부 대규모 농업회사를 중심으로 토지매각 요구가 제기된다”고 했다.

또 “2017년 완료 예정인 새만금 농생명용지 5공구의 농업특화단지 중 잔여부지 공모를 추진하기 위한 토지공급 방식, 규모, 사업 추진 유형, 지역협력방안 등을 구체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자금이 부족한 농업회사의 토지 매각이나 잔여부지 추가 공모를 통해 이미 매립된 땅을 잼버리 부지로 확보할 수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전북도는 같은 해 12월 관광레저용지를 농업용지로 용도 변경한 뒤 농지관리기금 1846억원을 들여 매립에 나섰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2023.8.2 뉴스1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2023.8.2 뉴스1
홍 의원은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부지가 있는 상황에서도 1800억원에 달하는 혈세를 들여 부지를 매립한 것은 국가 이벤트를 이용한 지자체의 사리사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추후 새만금개발청이 매입할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국고에는 또다시 탐욕의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는 잼버리 부지 매립 과정에서 편법이 있었다는 의혹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14일) 국회에서 잼버리 사태 관련 대책회의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원래 레저용지였는데 농업용지로 바꿔서 매립하고 다시 레저용지로 바꾸는 일이 벌어졌다”며 “농지기금을 사용하기 위해 편법을 쓴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송언석 의원도 지난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래는 레저 용지였기 때문에 농지관리기금을 쓸 수 없었고, 신규매립 예산을 확보하기 어려워지니까 타당성 조사나 이런 절차를 회피하기 위해 농지로 바꿔서 농지관리기금을 들여 매립했던 것”이라며 “이 과정을 보면 편법인지 아니면 대국민 사기극인지 굉장히 의문이 든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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