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北핵가방 보도에 “판단 어려워”

  • 뉴시스
  • 입력 2023년 3월 14일 11시 46분


통일부는 14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군사 회의에서 ‘핵가방’으로 추정되는 가방이 포착됐다는 보도에 대해 “판단이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서류가방 사진만 있어서 판단이 어렵다”며 “현재로선 확인해 드릴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8기 5차 확대회의 영상을 보면 박수일 인민군 총참모장이 검은색 서류가방을 들고 회의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확인된다.

조선중앙TV는 박 총참모장이 들고 온 가방을 회의장 입장 장면에서 한 번 노출한 것 외에는 추가로 공개하지 않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전에도 해당 가방이 확인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조선중앙TV 영상도 많고 회의가 많이 열려 이런 가방이 있었다는 자체를 분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거라 본다”고 답했다.

전문가들도 해당 가방이 핵가방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핵가방은 국가원수가 핵무기의 사용을 지시하는 통신장치로 미국, 러시아 등 핵무기 보유국가들이 보유하고 있다. 국가원수가 집무실 겸 관저를 벗어날 때 군사 보좌관들이 정상 곁에서 이 핵가방을 들고 따라다니는데 미국 핵가방의 무게는 20㎏에 달한다.

북한의 경우 내부 회의였고 총참모장은 군사작전을 지휘총괄하는 지위지만 핵 전략과는 큰 관계가 없어 일반적인 사례와 일치하지는 않는다. 또 미국의 핵가방과 달리 얇고 가벼운 가방으로 확인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총참모장이 든 가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며 “총참모장이 국내외에서 핵 버튼의 최종결정자 김정은 위원장을 항상 수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핵가방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핵가방인지는 알 수 없으나 가방을 보여줌으로써 즉각적인 발사 지휘체계가 돼 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과시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영상으로 봤을 때만 보면 과시하거나 의도적으로 노출하려는 목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만약 북한이 핵가방이 있더라도 실제 이용성 측면에서 미국과 같은 코드화된 핵지휘 통제체계를 갖췄을지는 미지수”라며 “초보적이거나 조악한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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