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월 말 코로나 확산 본격화…평양 인근 폭증에 긴급 대응

북한이 자국내 코로나19 확진 추세가 지난달 말 본격화됐다고 뒤늦게 밝혔다. 평양 인근의 감염 확산 흐름이 급격하게 나타나자 대대적 봉쇄를 통한 비상 통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3일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최대 비상방역 체계 컨트롤타워인 국가비상방역사령부를 방문, 이행 실태와 감염병 전파 상황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4월 말 뚜렷하게 나타난 것으로 관측된다. 매체들은 “4월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전국적 범위에서 폭발적으로 전파 확대돼 짧은 기간에 35만 여 명의 유열자(발열자)가 나왔다”고 했다.

북한은 단기 환자 35만 여명을 ‘유열자’라는 단어로 지칭했으나 “그 중 16만2200여 명이 완치됐다”면서 이들이 사실상 코로나19 확진자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표현을 썼다.

그간 북한은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0명으로 주장하면서 방역 통제를 자찬해 왔다. 하지만 이미 경내 발열 증상자가 있었으며, 격리 및 완치자 분류를 추진해 왔음을 뒤늦게 알린 셈이다.

북한 내 코로나19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김 위원장은 “열병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전파 확산됐다는 건 이미 세운 방역 체계에도 허점이 있다는 것”고 했다.

특히 최근 전염 강도가 거세지자 북한은 고강도 통제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북한은 12일 하루에 만 전국 범위에서 1만8000여 명의 유열자가 새로 발생했다고 공개했다.

또 “현재까지 18만7800여 명이 격리 및 치료를 받고 있으며,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6명 중에는 코로나19 스텔스 오미크론 BA.2 감염자도 있다고 북한 매체는 전했다.

북한은 12일 당 중앙위원회 8기 8차 정치국 회의에서 경내 코로나19 스텔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코로나19 확진 발생을 공식 인정한 첫 사례에 해당한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지난 8일 한 단체의 유열자들에게서 채집한 검체에 대한 유전자 배열 분석 결과 심의 결과 오미크론 바이러스 BA.2와 일치한다는 결론을 통해 이뤄졌다고 한다.

북한은 방역 상황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강한 통제 조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내 감염병 확산 등은 주민 불안으로 직결되는 만큼 김 위원장 리더십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실제 전국 도·시·군 봉쇄, 사업·생산·거주 단위별 격폐 등 북한판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평가되는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 기존의 통제 방역 수위를 대폭 상향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비상용 비축 의료품 방출 등 조치를 취했다. 이는 의약품이 부족한 북한이 전시 물자까지 동원해 감염병 피해 방지를 위한 시도에 나선 것으로도 해석될 소지가 있는 지점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