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취임식 초호화 혈세 잔치”…尹측 “우리가 요청한 예산도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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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6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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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고급 호텔 만찬, 어불성설”
인수위 측 “비용 차이 거의 없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26/뉴스1 ⓒ News1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4.26/뉴스1 ⓒ News1
다음달 10일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33억 원이 집행되고 외부 만찬도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 시국에 초호화 혈세 잔치’라고 비판하자, 윤 당선인 측이 ‘지난해 민주당이 다수당인 국회에서 통과됐던 예산’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2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당선인이 청와대 개방으로 시민 불편을 초래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고급호텔에서 취임식 만찬을 연다고 한다. 어불성설도 유분수”라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청와대를 개방하더라도 구조상 얼마든지 영빈관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민 물가가 치솟고 있는데 국민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도 되는가. 지금이라도 영빈관을 사용해 국민 혈세를 절약할 생각은 없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조오섭 대변인은 전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역대 대통령 취임식 중 가장 큰 비용인 33억 원이 투입될 전망”이라며 “코로나 민생 회복 시국에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초호화 혈세 잔치”라고 지적했다.

전날 동아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이 취임식 후 외교사절 등 귀빈과 만찬을 할 장소로 신라호텔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취임식장인 국회와 만찬 장소를 오갈 의전 차량으로 벤츠 ‘S클래스’ 5대와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90’ 58대 등을 이용할 계획이며 취임식 예산과 별도로 2억여 원의 비용을 쓸 것으로 보인다.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인수위사진기자단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인수위사진기자단
민주당의 비판에 윤 당선인 측은 ‘청와대에서 하는 것과 비용 차이가 거의 없다’고 반박했다.

박주선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은 이날 공개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요청한 예산도 아닌데 ‘코로나19 상황에서 호화판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는 공격은 어불성설”이라며 “우리는 당초 청와대 영빈관에서 하려고 계획을 잡았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하지만 청와대에서 만찬을 치르게 되면 경호 문제로 청와대 방문객들이 오후 2시부터 외부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부득이 제 3의 장소를 찾은 거다. 청와대에서 하더라도 음식은 전부 외부 업체를 이용해야 한다”며 대관료 정도만 추가될 뿐 비용 차이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취임식 예산에 대한 비판에 “역대 최고는 맞다. 그런데 윤 당선인이나 위원회에서 요청한 것도 아니다”라며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고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는 추정 속에서 지난해 정기국회 때, 민주당이 다수당일 때 일반 예산으로 통과됐던 예산”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여러 행사를 하고 싶지만, 이 예산 범위를 넘을 수도 없다. 현재 배정된 예산도 최대한 아껴 쓰려고 한다”며 “최종적으로 취임식에 소요되는 예산은 33억 원이 안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안전부가 15일 조달청 용역 입찰 시스템인 나라장터에 낸 공고에 따르면 대통령 취임 행사를 기획하고 대행하는 비용으로 33억 원이 책정됐다. 33억 원에는 축하 공연 제작비, 무대 및 관람석 설치비용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정부의 취임식 비용은 물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식 비용으로 10억 원을 썼고 김대중 정부(14억 원), 노무현 정부(20억 원), 이명박 정부(24억 원), 박근혜 정부(31억 원)로 오면서 점차 비용이 늘어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임기를 시작하면서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 행사를 간소하게 진행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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