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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文 “檢 자기개혁 필요, 입법은 국민 위한 것 돼야”

입력 2022-04-18 22:20업데이트 2022-04-1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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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서 김오수 검찰총장과 면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70분간 면담을 갖고 “국민들이 검찰의 수사 능력을 신뢰하는 것은 맞지만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과 관련해 국민 입장에서 접근해 달라고 검찰에 당부한 것이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표를 반려한 뒤 청와대에서 70분 간 면담했다. 김 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강행에 반발해 공개 사의를 밝힌 지 하루 만이다.

문 대통령은 면담에서 “국회 권한을 존중하면서 검찰총장이 검사들을 대표해서 직접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검찰 조직이 흔들리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검찰의 수사 능력을 신뢰하는 것은 맞지만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며 입법의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개혁은 검경의 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 국회의 입법도 그러해야 한다”고도 했다. ‘입법 독주’라는 비판을 받는 민주당을 향해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친 뒤 대검찰청으로 돌아온 김 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상세히 말씀드렸다”며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말씀드렸다”고 했다. 김 총장은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히면서 법안이 시행될 경우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이 떨어지고 경찰을 통제할 방법이 사라져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검찰 안팎의 우려를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이 대통령에게 ‘법안 거부권’을 행사해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헌법은 대통령이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에 대해 15일 이내 재의(再議)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국회는 재의할 때 ‘재적 의원 중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중 3분의 2 이상 찬성’ 요건을 갖춰야 한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현실적으로 민주당의 입법 강행은 어려워진다.

복귀한 김 총장은 곧바로 전국 고검장 6명과 회의에 들어갔다. 고검장들은 이날 오전부터 6시간 반 동안 입법 저지를 위한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청와대에서 돌아온 김 총장과 만난 후에는 “김 총장을 중심으로 국회 논의 과정에 적극 참여해 법안의 문제점을 충분히 설명드리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고검장들은 당장 사퇴하지 않되 입법 강행 쪽으로 힘이 실릴 경우 집단 사퇴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선 이미 검란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내부에선 전국 검사 2000여 명이 입법을 막아달라는 호소문에 서명한 후 문 대통령과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전달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전국 평검사 대표 150명은 19일 서울중앙지검에 모여 전국 평검사대표회의를 연다.

한편 민주당은 18일 저녁 ‘검수완박’ 법안을 위한 법안심사소위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의 퇴임 전인 4월 중 입법을 강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금 분명히 한 것이다.

文 “檢능력 믿지만 공정성 의심도” …검수완박 입법 반대 안해


“국회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검찰 조직이 흔들리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문재인 대통령)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관련해선 청와대에서 따로 말씀이 있을 것 같다.”(김오수 검찰총장)

김오수 검찰총장이 18일 문재인 대통령과 70분 동안 면담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 움직임에 사의를 표한지 하루 만이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등 입법을 막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뚜렷한 답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검찰 간부 줄사표 등 집단행동 가능성이 잠복한 상태로 국회와 검찰의 강대강 대결 구도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文 대통령, 원론적 입장만 내놔

청와대 제공

김 총장이 사의를 표한 다음 날인 18일, 검찰의 시계는 빠르게 돌아갔다. 김 총장은 이날 휴가를 내고 휴대폰마저 끈 상태로 잠적했다. 이날 오후 2시 김 총장의 참석이 예정됐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도 취소됐다.

낮 12시경 문 대통령이 김 총장 사표를 반려하고 오후 중 면담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김 총장의 면담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던 문 대통령이 “지금은 국회가 입법을 논의해야할 시간”이라며 중재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검찰의 수사 능력을 신뢰하는 것은 맞지만, 수사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강제수사와 기소는 국가가 갖는 가장 강력한 권한이고, 피해자나 피의자가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법안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검찰 수사가 항상 공정했다고 말할 수 없다”며 “검찰에서도 끊임없는 자기 개혁과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면담을 마친 김 총장은 “검찰 구성원들을 대표해 검수완박 법안의 여러 문제점에 대해 상세하고 충분하게 말씀드렸다”며 “검찰 수사 공정성·중립성 확보방안에 대해서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국회 법사위 출석을 하루 앞두고 사표를 낸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 결단의 문제”라면서도 “당시 낸 입장문이 제 마음의 전부”라고 했다.

●검찰 “부담 덜기 위해 총장 이용한 것”

문 대통령이 면담에서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으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김 총장이 사실상 이용당한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문 대통령이 ‘총장 면담’ 카드로 검찰의 반발을 일시적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해석이다.

검찰 관계자는 “겉으로 보기엔 검찰의 의견을 경청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국회 논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취해 거부권 행사 압박에서 벗어나려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 부장검사는 “문 대통령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막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이 내부 논의를 거쳐 현재 진행 중인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등의 수사를 빠르게 마무리하자는 쪽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수사권의 존재 의미를 국민들을 상대로 스스로 증명하면서 민주당과 국회를 압박하자는 것이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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