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우크라, 韓에 휴대용 대전차·지대공미사일 등 무기 지원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1일 11시 07분


코멘트

軍 “살상용 무기는 안돼” 거부

러시아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한국 정부에 휴대용 대전차 및 지대공미사일을 비롯한 다수의 무기 지원을 요청했지만 우리 군 당국이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방관은 8일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와 현지 전장 상황을 설명한 뒤 대전차무기와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등 당장 지원이 필요한 다수의 ‘무기 리스트’를 언급했다고 한다.

휴대용지대공유도무기 ‘신궁’.
휴대용지대공유도무기 ‘신궁’.
특히 러시아의 전투기와 전차를 잡기 위해 한국군이 보유한 ‘신궁(휴대용 지대공미사일)’과 ‘현궁(휴대용 대전차유도무기)’을 당장 지원이 필요한 전력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소속 국가들도 러시아 침공 직후 우크라니아에 휴대용 대전차·지대공 유도무기를 수천기 이상 제공한 바 있다. 이 전력들은 개전 초기부터 지금까지 러시아의 대규모 전차와 전투기는 물론이고 병력을 저지하는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우크라이나가 최대한 많은 휴대용 대전차·지대공 무기를 확보해 러시아군의 추가 침공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레즈니코프 장관은 두 무기 이외에도 우크라이나군에게 당장 필요한 여러 종의 지상무기들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청 사항에는 소총과 기관총, 수류탄과 같은 보병용 소화기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휴대용대전차무기 ‘현궁’.
휴대용대전차무기 ‘현궁’.


다만 일각에서 거론된 ‘천궁’ 지대공유도무기는 우크라이나의 지원 요청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천궁은 발사대와 발사통제소, 미사일 등으로 이뤄져 적 탄도탄과 항공기를 모두 요격할수 있다. 한 소식통은 “천궁은 무기체계 규모도 커 수송 자체가 쉽지 않고, 전략·전술적 측면에서 타국에 제공할수 있는 무기체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살상용 무기를 제공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한다. 군 당국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측에 방탄모 등 비살상 군수물자를 지원해왔고, 앞으로도 그런 방향에서 추가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군 당국은 8일 한·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의 통화 사실을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무기 요청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