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후보 “장관에 인사권 주고 책임 물어야… 尹도 여러 차례 강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총리 인선]‘총리 후보 한덕수’ 3일 발표 예정

2월 재경전북도민회 신년회서 만난 윤석열과 한덕수 2월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재경전북도민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모습. 윤 당선인은 3일 한 전 총리를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KBS 화면 캡처
2월 재경전북도민회 신년회서 만난 윤석열과 한덕수 2월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2022 재경전북도민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모습. 윤 당선인은 3일 한 전 총리를 윤석열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KBS 화면 캡처
“청와대가 비대해지면서 대통령을 ‘만기친람형’으로 만들면 대통령 정책의 포커스가 흐릿해진다.”

윤석열 정부 첫 국무총리 후보자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진 한덕수 전 총리는 지난달 31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하며 “대통령은 대통령이 맡아야 할 규제개혁, 일자리 창출 등 4, 5개의 중요한 국정 어젠다를 맡고 총리와 각료는 주도권을 갖고 일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모든 정책을 끌고 가는 게 아니라 총리와 각 부처 장관이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보좌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 전 총리는 윤 당선인과 특별한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윤 당선인은 한 전 총리가 총리, 부총리, 청와대 수석비서관, 주미 대사 등을 거치며 다방면에서 축적한 국정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제왕적 대통령제’를 벗어나 실질적인 책임총리제를 이끌어낼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산하기관 인사도 장관이 책임져야”
한 전 총리는 책임총리제와 관련해 인사권도 부처 장관들에게 권한을 주되 책임까지 지는 구조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들의 부처와 연관되는 산하기관 인사는 장관 책임하에 하고, 잘못되면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며 “청와대가 인사를 다 하는 것처럼 하면 부처가 손을 놓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 전 총리는 “윤 당선인도 이 같은 말씀을 여러 번 하시고, (이런 방향으로) 그렇게 운영하겠다고 하시는 것 같다”며 “청와대가 통치를 다 하는 방향에서 내각이 나눠 하는 쪽으로 하면 국정 운영의 효율이 많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톱다운(top down) 방식’의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개편해야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이제는 ‘보텀업(bottom up)’으로 해야 한다”며 “청와대가 바뀌면 국회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심화된 포퓰리즘 논란에 대한 우려도 표한 바 있다. 그는 이번 대선이 치러진 9일 진행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표를 얻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지도 않은 정책들이 선거 기간 쏟아져 나온 만큼 문제가 있는 공약에 대해선 당선인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이해를 구하고 인수위 과정에서 걸러내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선거 과정에서 나온 경쟁 후보의 좋은 공약은 얼마든지 채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인수위에서 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가 발전을 위한 정책 공약 추진은 진영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 호남 출신 경제 사령탑 낙점 배경은
한 전 총리가 윤석열 정부 첫 국무총리로 낙점된 가장 큰 이유는 역대 4개 정부에서 국무총리와 부총리, 청와대 수석비서관, 주미 대사 등을 거치며 다방면에서 축적한 국정 운영 경험을 윤 당선인이 높이 샀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고려한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북 전주 출신인 한 전 총리는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서 고위 공직을 역임했다.

한 전 총리가 미국 정·관·재계에 구축한 폭넓은 인맥도 발탁의 한 배경이라는 해석이 있다. 한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주미 대사와 한국무역협회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말기엔 국무총리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이끌어냈다. 한 전 총리와 근무했던 한 전직 관료는 “한 전 총리는 한미 FTA 비준 과정에서 미국 정치인들과 폭넓게 교류했다”며 “당시 버락 오바마 정부의 부통령이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인연을 맺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3일 오후 직접 초대 국무총리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한 전 총리를 지명할 확률이 99%”라면서도 “한 전 총리가 여러 차례 고사를 했지만 정중하게 설득했다”고 말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약력
△ 전북 전주(73)
△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석·박사
△특허청장, 통상산업부 차관(김영삼 정부)
△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
경제수석비서관(김대중 정부)
△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노무현 정부)
△ 주미 대사(이명박 정부)
△ 한국무역협회장(이명박, 박근혜 정부)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한덕수#국무총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