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李 아닌 DJ-盧의 민주당과는 협치”… 非이재명 진영에 손짓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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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4]충청-호남 1박2일 ‘서해안 유세’
“민주당내 양식있는 정치인 위축”… 李 분리시켜 온건파 틈 파고들어
“與 좌파, 사회주의 국가 만들려해… 대장동은 견적이 딱 나오는 사건”
“내 사전에 정치보복 없다” 방송연설

‘필승’ 붉은 목도리 선물받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로부터 붉은색 목도리와 꽃다발을 선물 받은 뒤 손을 들어 보였다. 윤 후보는 유세에서 “국민이 저를 키워 주신 이유와 제게 
주신 명령은 정권 교체”라고 말했다. 홍성=사진공동취재단
‘필승’ 붉은 목도리 선물받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2일 충남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로부터 붉은색 목도리와 꽃다발을 선물 받은 뒤 손을 들어 보였다. 윤 후보는 유세에서 “국민이 저를 키워 주신 이유와 제게 주신 명령은 정권 교체”라고 말했다. 홍성=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에서 합리적으로 국정을 이끌었던 정치인들과 협치하겠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22일 충남·전북 지역 유세에서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을 ‘이재명의 민주당’이라고 지칭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와의 화학적 결합을 꺼리는 일부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을 끌어안고, 당선 이후 민주당 내 온건 세력을 포용하기 위한 ‘분리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尹 “‘이재명 민주당’서 양식 있는 정치인 위축”

윤 후보는 대선을 보름 앞둔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충남, 전북, 전남을 도는 서해안 거점 유세에서 ‘이재명의 민주당’과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을 지속적으로 구분했다.

윤 후보는 “부정부패 대장동 사건을 보라”면서 “저런 사람(이재명 후보)을 후보로 미는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이 맞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또 민주당 내부 분열을 노린 듯 “오더와 지시에 의원들이 따르지 않으면 공천 안 주고, 왕따 시키고, 인격 모독하지 않느냐. 이것은 민주정당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민주당에도 양식 있는 정치인이 있다”며 “그러나 이재명 민주당의 주역들이 계속 설쳐대면 이런 사람들은 위축돼서 기를 펴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3월 9일 대선에서 확실히 심판해 주시면 양식 있는 민주당 정치인들과 멋지게 협치해서 국민 통합과 경제 번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이 후보를 겨냥한 공세 수위는 높였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의 절반 가까이를 이 후보의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 등 이른바 ‘네거티브 이슈’를 집중 부각하는 데 썼다.

그는 “저도 26년간 부정부패와 싸워 온 사람이기 때문에 저것(대장동 사업)은 견적이 딱 나오는 사건”이라면서 “대장동 부패를 벌인 몸통이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의 운명을 좌우하는 국가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 후보 부인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논란도 거론하면서 “공무원 사회에서는 공직에서 발급되는 법인카드를 저런 식으로 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정부에서 혜택 받은 몇 사람 빼고는 대한민국 공무원들의 마음이 다 떠났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권, 북한과 똑같은 이야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충남 보령시 보령문화의전당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보령=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2일 오후 충남 보령시 보령문화의전당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보령=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윤 후보는 보수층을 겨냥해 민주당을 ‘좌파 혁명 이념에 빠진 몽상가’ ‘평양과 생각이 똑같은 사람들’로 칭하면서 이념 공세도 이어갔다.

윤 후보는 “민주당 정권의 무능과 부패는 실수로 생긴 게 아니다”라며 “40∼50년 전 한물간 좌파 사회주의 혁명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 집권해서 대한민국을 다스려 온 결과”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 사회를 서서히 자유민주국가가 아닌 사회주의국가로 탈바꿈 시키려는 소수의 몽상가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겨서 되겠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는 자신의 사드 추가 배치 주장에 대해 민주당 일각에서 ‘전쟁광’이라고 반발한 데 대해서는 “꼭 북한 노동신문이나 당 기관지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이야기를 늘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정권은 왜 북한에 굴종하고 평양과 같은 이야기를 하느냐”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장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꼽히는 ‘어퍼컷 세리머니’를 연신 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공식 선거운동 일주일째 접어들며 자신감이 붙은 듯 원고를 읽는 유세에서 벗어나 대부분을 즉흥 연설로 소화했다. 가는 곳마다 해당 지역의 국회의원·당협위원장을 단상 위로 불러 “여러분의 일꾼으로 계속 써 달라”며 밀착을 과시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전파를 탄 대선 후보 방송연설에서 “부정부패는 정치 보복의 문제가 아니라 민생의 문제”라며 “저 윤석열의 사전에 민생은 있어도 정치 보복은 없다”고 강조했다.


당진·홍성·보령·익산=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윤석열#비이재명#충남#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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