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손실보상 미비 깊이 사과”… ‘K-방역’과도 선긋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0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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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소상공인·자영업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방역을 위한 손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보상하지 못해온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에 대해 사과하며 문재인 정부의 ‘K-방역’과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부분이 아닌 전부, 금융보다는 재정 지원, 사후가 아닌 사전 지원을 하겠다”며 보상의 3대 원칙도 제시했다. 장남의 상습 불법 도박 논란에 따른 위기를 차별화된 민생 정책 행보로 풀어보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장남 리스크’ 등으로 잃어버린 지지율을 정책 공약들로 만회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文 정부와 차별화+국민의힘 압박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정책발표에서 “(현 정부가) 당장 현재적 어려움을 미래의 어려움으로 미루는 금융지원에 집중했다”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여러분의 희생에 보답하겠다”며 기존 정부 지원과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발표 후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도 “정부의 국민에 대한 지원, 피해업종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매우 적었고 지원 내역도 들여다보면 당장의 위기를 나중의 위기로 지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못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내가) 오죽하면 (정부 지원을) 쥐꼬리라고 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날 오후 ‘코로나19 소상공인 자영업자 피해단체 연대’가 주최한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도 “(현 정부가 한) 금융지원이 가장 쉬운 일이다. 그냥 미뤄놓는 것이다”라며 “국가가 부담할, 공동체가 부담할 비용을 빚으로 떠넘겨 개인에게 부담시키는 것”이라고 현 정부의 손실보상책에 대해 거듭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대신 ‘이재명표 정책’으로 전 국민 대상 ‘소상공인 전용 소비쿠폰’ 지급을 공약했다. 그는 “손실보상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매출 회복”이라며 “임기 내 지역화폐를 연간 50조 원 목표로 발행해 골목상권이 북적북적 살아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위기로 신용등급이 낮아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등급 회복을 위한 ‘신용 대사면’을 단행하겠다고도 했다. 이 외에도 △소상공인·자영업자 폐업 지원 확대 및 생계비 지원 △임차상인 임대료 완화 △중소벤처기업부 내 소상공인·자영업 전담 차관 신설 등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이날 정부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재차 요구하며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도 이어갔다. 그는 대선후보 초청간담회에서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각각 요구한 50조 원, 100조 원 지원 공약을 언급하며 “나중이 아닌 지금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가 야당이 말한 50조원, 100조원 지원을 현실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도 무력감을 많이 느낀다”며 “국민이 원하고 야당도 말로는 하자고 하고 여당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왜 국민주권, 1인 1표 민주국가에서 실행이 안 되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 李 “남성을 집으로” 여성 표심 공략
이 후보는 이날 보육 관련 전국민 선거대책위원회도 개최하며 ‘취약 고리’ 집중 공략을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는 위탁부와 위탁모, 싱글맘, 싱글대디 등 일반인 8명이 참석했다. 이 후보 측은 매주 월요일마다 2030세대 청년과 소상공인 등 평범한 국민들이 참석해 직접 발언하는 전국민 선대위 회의를 이어오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지금까지는 ‘어떻게 하면 여성을 일터로 보낼까’를 고민했다면 이젠 ‘어떻게 하면 남성을 집으로 보낼까’를 고민해야 한다”며 육아의 분담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가족정책을 입안할 때 전통적 의미의 가족 유형을 중심으로 만들어 집행해 왔다”며 “‘정상가족’이라는 말이 마음에 안 들던데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전제로 보육 정책, 교육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그간 선대위에서 발표한 오후 7시까지 초등학교 돌봄을 제공하는 정책 등을 소개하며 “각 부처로 흩어진 보육 서비스를 통합, 조정해서 효율적으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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