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봉하 1박2일 외연확장 나섰던 윤석열…“반쪽 성과지만 목표는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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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2일 0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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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추모탑에 헌화·분향하려다 시민단체의 항의에 가로막혀 추모탑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 추모탑에 헌화·분향하려다 시민단체의 항의에 가로막혀 추모탑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0일부터 1박2일 동안 광주와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하며 대선후보 선출 이후 첫 지역일정을 마쳤다.

‘전두환 옹호발언’으로 인한 호남지역 민심을 추스리고 현 여당에서 배출한 대통령들인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정신을 기리며 외연확장을 도모한 전략적 행보다.

윤 후보의 이번 일정에 대한 성과를 두고 평가는 엇갈린다. 외연확장을 시도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호남지역의 계속된 반발 등으로 인해 ‘반쪽’ 성과라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7월17일 이후 약 4개월 만인 10일 광주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서 윤 후보는 Δ홍남순 변호사 생가 방문 및 유가족 차담회 Δ5·18자유공원 방문 Δ5·18민주묘지 참배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광주에서 하루 묵은 윤 후보는 이튿날인 11일 오전 목표에 있는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하고 오후에는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민주당 출신 두 대통령의 정신을 되새겼다.

윤 후보의 이번 일정은 광주 민심을 달래고, 당심에 집중된 자신의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한 전략적 행보다.

우선 광주에서는 지난 경선 과정에서 자신이 발언한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인해 성난 지역 민심을 달래는 데 집중했다. 광주에서 찾은 세 곳을 신군부에 저항한 광주민주화 운동을 상징하는 장소로 구성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첫날 마지막 일정인 5·18민주묘지에서는 “상처받은 모든 분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40여년 전 오월의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사과 메시지를 전하며 고개를 숙였다.

여기에 5·18민주화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등 지역의 숙원 요청도 수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 관련 일정에서는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에서 윤 후보는 방명록에 “국민통합으로 국가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초석을 놓으신 지혜를 배우겠습니다”고 썼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마친 후에는 방명록에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윤 후보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두 분 다 통합을 강조하셨다”며 “두 분 모두에게 이런 정신을 배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방문을 항의하는 시민들이 충혼탑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지난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방문을 항의하는 시민들이 충혼탑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호남과 영남을 차례로 방문하며 광폭행보를 보였지만 이번 일정에 대한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우선 호남민심 달래기는 ‘반쪽짜리 성과’란 평가다. 호남지역 사회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당일(10일) 입장문을 통해 “지극히 실망스럽다. 도대체 사과를 왜 하는지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90여 개 지역 시민사회·여성·문화·예술·노동 단체는 “우려했던 대로 윤석열의 광주 방문은 정치쇼로 그치고 말았다”며 ‘거짓 참배’라고 비판했다.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의 만남이 불발된 것 역시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윤 후보 측에 따르면 권 여사 측에 예방요청을 했지만, 권 여사의 일정으로 인해 예방이 성사되지 않았다.

다만 통합과 중도 외연확장이란 윤 후보의 목표는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선대위 구성 등 선거과정에서 외연확장을 향한 의지를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후보 선출 후 첫 일정으로 광주와 봉하마을을 방문하면서 윤 후보가 지향하는 점은 분명히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민주진영, 호남지역의 반발이 여전한 만큼 향후 관련 노력을 계속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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