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개미’ 이재명 “주식 장기투자 세제 혜택을”…홍남기와 또 충돌

  • 뉴스1
  • 입력 2021년 11월 4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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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4일 “주식 장기투자는 모두에게 바람직한 일이라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라든지, 장기 보유에 대해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주식시장에서 지나친 변동을 제한하는 측면에서 장기투자는 좋은 점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제가 주식뿐 아니라 선물, 옵션까지 했는데 한때 1분도 못 쉬고 살까, 팔까 했었던 적이 있다. 결론은 비용이 더 많이 나오더라”며 “테마주나 작전주엔 손대지 않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다. 우량주 장기보유를 권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의견과 일부 배치되는 대목이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주식 장기보유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감면하는 것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동결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했었다. 홍 부총리와는 재난지원금을 두고도 입장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이날 발언에 앞서 자신의 투자 경험을 빌려 “제가 92년, 93년부터 주식투자를 하다가 도지사가 되면서 백지신탁 제도 때문에 주식을 강제 매각했는데 주식시장 활황 혜택을 못 본 것 같다”며 “제가 왕개미까진 아니어도 큰 개미는 맞는데,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매우 저평가되고 있어 아쉽다”며 운을 뗐다.

이어 “저도 처음에 뭔지도 모르고 전 재산을 투자했다가 IMF 외환위기를 맞이해 모든 계좌가 깡통이 나는 아픔을 겪었다”며 “제가 실패에서 많이 배우는 스타일이라 이후 우량주 장기보유로 손실을 복구하고 꽤 많은 수익을 냈다. 일부에서 (제가) 대기업 주식을 많이 갖고 있다고 비난하시던데 저같은 사람이 주식을 많이 보유해야 기업이 자금 조달을 쉽게 하고 자산 형성의 기회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기투자자 유입을 위해 선진국 지수로의 편입 등을 향후 과제로 꼽았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지표를 통한 산업 재편으로 주식시장의 선진화 필요성도 들었다.

이 후보는 “우리 사회 자본이 지나치게 부동산에 집중돼 자본 배분이 왜곡됐다”며 “ESG 지표를 세부적으로 만들어 기준에 부합할 경우 연기금 투자에도 우선권을 준다든지 하는 것이 필요하다. ESG 경영은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위반시 제재도 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액 주주와 청년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 필요성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주식시장에선 합병과 분할을 반복해 자사주로 의사결정을 왜곡하는 경우가 많다”며 “저도 주주총회에 쫓아가 소수 주주권을 행사한 적이 있다. 결국 주식시장의 실질적 공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청년 자산 형성 기회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주식시장에서도 청년에게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며 “ISA 계좌를 통해 세제 혜택을 주든가, 인프라 투자를 할 때 투자 기회를 젊은 세대에 나눠주고 특정한 수익을 보장하면 자산 형성 기회를 줄 수 있다. 세제 혜택, 이자 부분 등에 대한 인센티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하후상박, 억강부약 원리에 따라 모두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이전 단계 투자에 국민 참여 기회가 보장되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도 퇴직연금 강제 가입 확대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 후보는 “규칙을 어겨 타인에게 피해를 입힐 경우 살아갈 수 없다는 신념과 믿음을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좋다는 얘기만 하고 나쁜 얘기는 안 하는 이상한 시장”이라며 옆자리에 있던 연구원에게 “매도 의견을 내시냐”며 물어보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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