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전두환 발언’ 질타 계속되자 “고통 당하신 분들께 송구” 사과

장관석 기자 입력 2021-10-22 03:00수정 2021-10-23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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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이틀만에 공식 사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왼쪽)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권성동 선거대책본부장(가운데), 김병민 캠프 대변인과 함께 들어서고 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관련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 발언’을 둘러싼 정치적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발언 이틀 만인 21일 오후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날 오전 ‘유감 표명’만 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위임정치’를 여전히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가 당 안팎의 질타가 쏟아지자 3시간 40분 만에 결국 물러섰다. 윤 전 총장은 진화에 안간힘을 썼지만 이틀간 ‘사과하지 않고 버틴다’는 인상을 주며 위기 대응에 난맥상을 드러냈다. 당에서도 호남에 공을 들인 서진(西進) 정책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과 전 전 대통령 옹호가 함께 나오는 등 내홍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尹, ‘유감 표명’ 뒤 질타 쏟아지자 사과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11시경 여의도 당사에서 청년 정책·공약 발표를 앞두고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하지만 “각 분야에서 널리 전문가를 발굴해서 권한 위임하고 책임정치 하겠단 뜻”이라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당내 경쟁 주자들은 ‘사과 없는 유감 표명’에 십자 포화를 쏟아냈다.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 “무책임한 유감 표명으로 얼버무리는 행태가 한두 번인가. 우기고 버티는 것이 윤 검사의 기개인가”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캠프도 “호남을 두 번 능멸하는 윤석열 후보는 사퇴하라”고 했다.

이날 오전 전남 여수와 순천을 찾아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유감 표명에 앞서 “당 대표실에는 전 전 대통령 사진이 없다. 그의 통치행위를 기념하고 추모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우리 당에서 정치하는 분들은 특히 호남 관련 발언을 할 때 최대한 고민해서 발언해야 한다”고 사과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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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44분 “며칠 사이 많은 분들의 조언을 들었다. 소중한 비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는 사과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독재자의 통치행위를 거론한 것은 옳지 못했다. ‘발언의 진의가 왜곡되었다’며 책임을 돌린 것 역시 현명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정치인이라면 ‘자기 발언이 늘 편집될 수 있다’는 생각까지 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인다”고 사과했다. “원칙을 가지고 권력에 맞설 때는 고집이 미덕일 수 있으나, 국민에 맞서는 고집은 잘못”이라고도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애초부터 먼저 유감을 표명한 이후 정제된 사과 메시지를 내려던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윤 전 총장이 비판에 밀려 사과하는 모양새로 비치게 됐다. 20일 밤 윤 전 총장 인스타그램에 사과를 붙잡고 있는 윤 전 총장의 돌잔치 사진과 함께 “석열이형은 지금도 사과를 가장 좋아한답니다”라는 글이 올라온 것도 논란이다. 윤 전 총장의 사과를 희화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당 호남 정책에 찬물” 비판
윤석열 캠프에선 19일 밤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이 확산된 이후 “사과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윤 전 총장에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발언 취지를 잘 설명하면 된다”며 사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비쳤다고 한다. 이후 여론이 악화돼 민심 이반 양상까지 보이자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과 캠프 안팎 곳곳에서 전달됐다. 이준석 대표도 19일 윤 전 총장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여러 의견을 들었고 21일 오전엔 사과를 하자는 건의를 쿨하게 수용하더라”고 했다.

당은 ‘전두환 수렁’에 빠지는 형국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원전 정책 두 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는 발언까지 한 것. 유승민 캠프는 “김 최고위원은 더 이상 정권교체의 장애물이 되지 말고, 윤석열 캠프 망언 해명 특보가 어울린다”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역풍이 커지면서 당이 오랫동안 공들여온 서진 정책, 일명 호남동행 노력까지 금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윤석열#전두환 발언#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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