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美, 핵태세보고서에 ‘北 단거리미사일의 核위협’도 포함 검토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 최지선 기자 입력 2021-09-15 03:00수정 2021-09-1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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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국방채널로 한국에 의견 타진

영변 원자로 재가동 징후에 이어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등 북한의 핵고도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이 내년 1월에 발간하는 ‘핵태세검토보고서(NPR·Nuclear Posture Review)’에 북한 단거리미사일의 핵위협을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 한국에 의견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NPR는 향후 미국의 핵정책과 핵전략 수립을 위한 ‘가이드라인’이다. 미 본토를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뿐만 아니라 북한의 단거리 핵위협 및 방어책도 미국의 핵전략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돼 귀추가 주목된다.

○ KIDD 등 외교·국방채널로 의견 타진
14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 발간 예정인 NPR에 북한 단거리미사일의 핵위협을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 외교·국방채널로 의견을 타진해 왔다. NPR에 북한의 단거리 핵타격 위협을 기술하는 것에 대해 한국 측 의사를 물어봤다는 것.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5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도 관련 의견을 타진했다”며 “우리 측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북한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멜리사 달턴 미 국방부 전략기획·역량차관보 대행은 6월 미 하원 예산청문회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에 완성될 NPR 작성 과정에서 동맹국과 긴밀히 공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언급대로 북한 단거리미사일의 핵위협의 NPR 명기 방안에 대해 한국 측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北 단거리 핵위협 ‘임계점’ 돌파 우려
미국은 그간 발간한 NPR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본토를 때릴 수 있는 ICBM 과 우라늄 농축시설 등 핵물질 양산 역량을 주로 기술했다. 워싱턴과 뉴욕을 겨냥한 북한의 핵타격 위협 대처를 최우선 과제로 봤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NPR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에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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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9년부터 북한이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을 잇달아 개발 배치하면서 전술핵 탑재 의도까지 드러내자 치명적 위협으로 인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소식통은 “대규모 주한미군이 배치된 한국을 겨냥한 북한의 단거리 핵타격력의 고도화를 더는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를 비롯한 북한의 단거리미사일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 초 개발을 지시한 전술핵이 장착될 경우 유사시 한미연합군과 대한민국에 절체절명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렸다는 얘기다. KN-23은 최대 사거리가 600km로 군사분계선(MDL) 근처에서 쏘면 남한 전역이 사정권이고 낙하 단계에서 저고도 급상승(풀업·Pull-up) 기동으로 탐지·요격을 회피할 수 있다. 실제로 3월 25일 함경남도 연포비행장에서 발사된 KN-23 개량형의 종말(최종 낙하) 단계를 우리 군이 놓쳐 사거리를 오판하기도 했다.

수 kt(킬로톤·1kt는 TNT 1000t의 파괴력)급 전술핵을 장착한 KN-23, ‘북한판 에이테킴스(KN-24)’ 등 단거리미사일을 신형 순항미사일과 섞어 쏠 경우 한미 요격망으로 대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많다. 14일 중국 매체는 신형 순항미사일이 핵탄두 장착 능력을 갖췄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나 패트리엇 기지 등을 목표로 할 수 있다는 중국 전문가들의 주장을 보도했다.


북한의 핵 소형화가 ‘임계점’을 넘었다는 미국의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미 정보당국은 KN-23에 소형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KN-23의 탄두중량은 500kg∼1t, 직경은 90cm가량으로 1kt 안팎의 전술핵을 장착할 수 있다. KN-23 개량형의 탄두중량이 2.5t이라는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여러 발의 전술핵 탑재도 가능하다.

○ 저위력 핵무기 등 대한(對韓) 확장 억제 강화 강구될 듯
NPR에 북한의 단거리 핵위협이 포함될 경우 미국의 핵전략 차원에서 관련 대책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으로 개발 배치한 5~7kt 규모의 ‘저위력 핵무기’를 대한 확장 억제 수단에 포함시키거나 한미 간 핵공유 방안 등이 본격적으로 거론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한국에 대한 북핵 방어가 미 핵전략의 주요 과제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영변 원자로 재가동이 최종 확인돼 북한의 핵물질 증산이 가속화되고, 핵소형화가 진전될수록 NPR에서 북한 단거리 핵위협의 비중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미국#핵태세보고서#북한#단거리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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