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동맹의 분열…이란 공격 찬반, 서방 주요국 확 갈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5일 20시 29분


트럼프 공습에 독일·나토 “지지” 밝혀
프랑스·캐나다는 “국제법 위반” 지적
스페인·영국, 美 협조 요청에 거리 둬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후 미국과 서유럽 주요국의 갈등, 즉 ‘대서양 동맹의 분열’이 격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 공격을 위한 군 기지 사용을 둘러싼 미국과 스페인 및 영국의 갈등이 불거졌고 이란 공습을 둘러싼 각국의 입장 차이 또한 확연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독일은 “이란 공습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프랑스와 캐나다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럴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4일 “최근 몇 시간 사이에 스페인이 미군과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분명히 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AP뉴시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AP뉴시스

하지만 스페인은 합의 사실을 부인했다. 중도 좌파 성향인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최근 미군이 남부 로타 및 모론 기지에서 이란 공습을 위해 각종 비행기를 운용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스페인과의 교역 중단을 위협했다. 산체스 총리는 4일 TV 연설에서 “전쟁에 반대한다. (미국의 경제) 보복이 두려워 나쁜 일에 공모하지는 않겠다”고 외쳤다. 그는 이란 공습을 두고 “수백 만 명의 목숨을 걸고 ‘러시안 룰렛’을 하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AP뉴시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AP뉴시스

미국의 핵심 동맹인 영국도 비슷한 갈등에 처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4일 의회에서 이란과 가까운 인도양 차고스 제도에 보유한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의 미군 사용을 처음에 불허했다가 뒤늦게 ‘부분 허용’한 이유에 대해 “합법적인 근거 없이 참전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하지만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스타머 총리가 미국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이끈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같은 위대한 인물은 아니라며 불만을 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AP뉴시스

‘유럽 독자 안보’를 강조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일 TV 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또한 4일 이번 공습이 “국제법과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동조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AP뉴시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AP뉴시스

반면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4일 미국 보수 매체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회원국은 기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다. 중동 우방국과도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또한 3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이스라엘과 미국 군대가 전쟁의 조기 종결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하고 있기를 희망한다”며 미국에 힘을 실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5일 최근 이란의 공습을 받은 “중동 걸프만 주요국에 방공 지원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좋든 싫든 유럽이 이번 사태의 파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란의 공격이 지중해 키프로스에도 가해졌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키프로스 방어를 위해 지중해에 핵항모를 배치하고 호위함도 파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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