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언론중재법 폭주… “언론자유에 재갈”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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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이나 하는 짓” 野 반발에도
與, 문체위 전체회의서 표결 강행… 법사위-본회의도 처리 방침
野 “현대판 분서갱유” “언론중죄법”, 7개 언론단체 “법안 폐기” 성명

與, 기립 표결… 野, 위원장석 몰려가 항의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19일 국민의힘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찬성하는 의원들은 기립해 달라”는 여당 
소속 도종환 위원장의 말에 회의실 가운데서 손을 들고 있는 임오경 민주당 의원 등 8명과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석으로 몰려가 격렬하게 항의했다. 국회방송 화면 캡처
與, 기립 표결… 野, 위원장석 몰려가 항의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19일 국민의힘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찬성하는 의원들은 기립해 달라”는 여당 소속 도종환 위원장의 말에 회의실 가운데서 손을 들고 있는 임오경 민주당 의원 등 8명과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위원장석으로 몰려가 격렬하게 항의했다. 국회방송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야당은 “현대판 분서갱유”(국민의힘), “언론중죄법”(정의당)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민주당은 24일 법제사법위원회, 25일 본회의까지 강행 처리 방침을 이어갈 계획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기후위기 대응법을, 교육위원회에서는 사립학교법을 각각 단독으로 밀어붙였다. 세 상임위 모두 25일 위원장이 국민의힘으로 바뀌는 곳으로, 내년 3·9대선을 200여 일 앞두고 다시 한 번 입법 폭주에 나선 것.

전날(18일) 열린민주당과 손잡고 문체위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한 민주당은 이날 오전 11시 문체위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의원 40여 명은 문체위 회의실 앞에 모여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언론 탄압” “공산당에서나 하는 짓”이라고 반발했지만 회의 개최를 막진 못했다. 국민의힘은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을 야당 몫 조정위원으로 포함시킨 점을 문제 삼아 “안건조정위 절차가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민주당 소속 도종환 문체위원장은 표결을 강행했다. “찬성하는 의원들은 기립해 주시기 바란다”는 도 위원장의 말에 민주당 의원 8명과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 등 9명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전체회의 시작 2시간여 만에 언론중재법은 문체위를 통과했다.

민주당의 입법 강행에 국민의힘은 “독재 DNA의 민낯”이라며 성토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청와대와 민주당 권력이 꼰대, 수구 꼴통이 됐다”면서 “대한민국에 다시 자유민주주의가 꽃피고, 독재 권력에 물든 저 집권세력이 물러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정권 연장을 위해 언론 자유를 후퇴시킨 것”이라며 “이 정권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비리가 있기에, 무엇이 그렇게 무섭기에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자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수적 열세로 인해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저지할 뾰족한 수가 없는 국민의힘은 25일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 토론)를 신청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관훈클럽 대한언론인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여기자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7개 언론단체도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지금이라도 폐기할 것을 국회에 요구한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내는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언론중재법 폭주#더불어민주당#공산당이나 하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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