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이준석 ‘정리’ 대상 尹 맞다…녹음파일 다 공개하라” 李 “그냥 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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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8일 0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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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전 제주지사
원희룡 전 제주지사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18일 “이준석 대표가 말한 ‘정리’ 대상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맞다”며 “오늘 오후 6시까지 작성한 녹취록이 아닌 통화 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내부분란을 더 이상 키워선 안 된다는 우려와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책무감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했다. 어떤 것이 당과 정권교체를 위한 것인지 고심한 결과, 이 대표와 제가 분명한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원 전 지사는 “이준석 대표는 어젯밤에 통화한 녹취록을 일부 공개했다. 당 대표가 경선 후보와의 통화를 녹음하는 것이 정치 도의상 옳으냐 판단하는 건 하지 않겠다”면서도 “‘곧 정리된다’는 이준석 대표의 발언 대상은 윤석열 후보이다”라고 확신했다.

그는 “이 대표의 발언에서 입당하면서 세게 얘기하는 저쪽 운운, 여기서 지적하는 것이 윤석열 아니면 누구겠냐”라며 “곧 정리된다는 이야기 바로 앞에는 저희라고 여의도연구원 내부조사 안 하겠나. 윤석열 지지가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당연히 들어있다. 그러고는 저거 곧 정리된다고 얘기한다. 이어서 원희룡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걸 거론하면서 축하한다는 내용으로 문제의 통화 내용이 구성돼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시 말해서 여의도 연구원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의 지지율이 떨어지기에 곧 정리될 것이고 원희룡은 오르고 있어서 축하한다는 덕담까지 한 것이다”라며 “이 내용을 어떻게 갈등 상황이 정리된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으며 대화에서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이준석 대표는 지난번 윤석열 후보와의 전화 통화 녹음 파문에서 말 바꾸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며 “이번에도 부분 녹취록, 정확하지 않은 인공지능 녹취록을 일부만 풀어서 교묘하게 뉘앙스를 비틀어 왜곡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가진 녹음파일 전체를 공개하라”며 “전체 녹음 파일을 확인하면 그 속에 있는 대화의 흐름, 말이 이어지고 끊기는 맥락, 거기 담겨 있는 어감과 감정 다 느낄 수 있다. 곧 정리된다는 정리 대상이 다른 사람인지, 윤석열 후보인지. 그 정리되는 대상이 갈등 상황인지, 윤석열 후보인지 누구나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번 윤석열 후보와의 통화에서 녹음파일이 있네 없네 하는 식으로 이번 문제를 넘어갈 수 없다는 것을 이준석 대표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 대표가 초래한 경선을 둘러싼 혼란을 깨끗이 해결할 책무가 녹음파일을 가지고 있는 이 대표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준석 대표는 전날 밤 논란의 ‘정리’ 발언과 관련해 AI(인공지능) 프로그램 ‘클로바노트’를 통해 음성녹음을 텍스트로 변환한 캡처본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정리된다’는 말은 (캠프와의) 갈등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는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원 전 지사의 긴급기자회견이 끝난 후 이 대표는 곧바로 페이스북에 “그냥 딱합니다”라고 남겼다. 녹취록 진위를 둘러싸고 양측 간 공방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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