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X파일에 “내가 의뢰한다고 수사하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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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대응 묻자 ‘수사기관 현실’ 언급
“이재명, 기본소득 옳다고 판단하면 계속 주장해 국민 판단 받아보길”
출마선언 후 첫 행보로 국회 찾아…충청 언론인들 만나 “내 피는 충남”

기자들과 주먹인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 출입기자와 인사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소통관에 있는 각 언론사 부스를 돌며 기자들과 일일이 주먹인사를 나눴다. 사진공동취재단
기자들과 주먹인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 출입기자와 인사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소통관에 있는 각 언론사 부스를 돌며 기자들과 일일이 주먹인사를 나눴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30일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행보로 정치부 기자들과 만나는 ‘소통 행보’를 선택했다. 2012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2017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대선 주자급 정치 신인들이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장과 기자실이 있는 국회 소통관을 방문해 1시간여 동안 기자들과 주먹인사를 나누며 상견례를 가졌다. 윤 전 총장의 동선에 취재 카메라 10여 대가 따라붙고 기자들도 30여 명이 몰려들어 소통관 복도가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기자들에게 “여러분이 있기에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지켜져 왔다. 이 나라 민주주의가 잘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저 윤석열, 이제 정치에 첫발을 디뎠는데 여러분의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민감한 질문들엔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기자들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부인 김건희 씨의 소득 출처를 밝혀야 한다”고 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윤 전 총장은 “특별한 입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동훈 전 대변인의 금품 수수 의혹을 사퇴 전 알고 있었나”라는 질문엔 “개인적 이유로 그만두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서로가 양해했다. (금품 수수 의혹은) 본인의 신상에 관한 개인 문제이기 때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김 씨가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와의 인터뷰에서 “다 가짜로 판명날 것이다. 거짓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KBS에 출연해 “처가와 악연이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8, 9년을 사이버상으로 공격도 받았다”며 “대부분은 드러났던 문제”라고 했다. 또 SBS 인터뷰에서 ‘윤석열 X파일’ 관련 법적 대응에 대한 질문을 받고 윤 전 총장은 “수사를 하겠습니까, 제가 의뢰한다고 지금? 다 보셨지 않습니까, 대한민국 수사기관의 이 현실을”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필요하면 법적 조치도 하고, 선출직 공직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이기 때문에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팩트를 설명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해선 “(이 지사가) 기본소득이 옳다고 만약에 판단한다면 선거 때까지 계속 주장하시고 국민의 판단을 받아보시는 게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소통관 방문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과 윤 전 총장 캠프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김기흥 부대변인, 우승봉 공보팀장이 동행했다. 국회 기자실에서 충청 지역 언론인들과 만난 자리에선 “조상인 아버지부터 윗대까지 충남 논산에서 사셨으니까 피는 충남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친근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조만간 전국의 중소 상공인 등 사회 각계 인사들을 만나는 일정을 시작할 계획이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윤석열#첫 행보#소통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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