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檢 “이상직, 횡령 38억 대부분 현금 인출”… 자금흐름 추적

고도예 기자 , 배석준 기자 , 전주=박영민 기자 입력 2021-04-10 03:00수정 2021-04-10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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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법 위반 추가해 영장 청구
검찰이 500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무소속 의원(58·사진)에 대해 9일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 의원 횡령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 2월 피의자 신분으로 이 의원을 조사한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를 작성해둔 상태였지만 검찰총장 권한대행인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4·7 재·보궐선거 이후에 영장청구를 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영장청구 시점을 다소 늦췄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임일수)는 이 의원의 구속영장에 이 의원이 조카인 재무 담당 간부 A 씨를 시켜 이스타항공 주식을 거래가의 10분의 1 가격으로 자신의 자녀들에게 넘기도록 하는 등 범행 전반을 기획하고 주도했다고 했다.

이 의원은 2015년 12월 계열사인 IMSC와 새만금관광개발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주식 540억여 원어치를 이스타홀딩스란 신생 회사에 100억여 원에 매각하도록 하는 등 회사에 500억 원대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스타홀딩스는 당시 26세였던 이 의원 딸과 16세였던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진 회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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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 의원이 이스타항공의 주식시장 상장을 앞두고 자신의 차명 지분을 정리하기 위해 이 같은 헐값 주식 매각을 기획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주식 거래 당시 이스타항공의 최대 주주는 이 의원 친형이 대표로 있던 IMSC란 회사였다. 검찰은 IMSC의 실소유주였던 이 의원이 친형 명의로 된 이스타항공 지분을 자녀들 명의로 넘기는 방식으로 차명 지분을 정리하면서 편법 증여까지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이스타항공 등의 자금이 지역 사무소를 운영하는 데 사용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의원이 당원 협의회 사무소를 운영했다고 판단해 정당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정당법은 정당이 아닌 개인이 당원 협의회 사무소를 운영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검찰은 이 의원이 빼돌린 회삿돈 38억 원 대부분을 현금으로 출금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이 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전달 과정을 수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범행으로 자금난을 겪던 이스타항공이 결국 근로자들을 대량 해고한 뒤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는 점도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주요 배경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이 의원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직후 탈당했다. 이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국회의 체포동의를 거쳐야 열릴 수 있다. 국회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19일이나 본회의가 열리는 29일 중으로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할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고도예 yea@donga.com·배석준 / 전주=박영민 기자
#이상직#횡령#현금 인출#자금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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