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安 단일화, 9일 첫 실무협상… ‘디테일 전쟁’ 시작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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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선 D-29]오세훈-안철수 7일 90분 맥주회동
“후보 등록전 단일화” 큰틀 합의
양측 3명씩 팀꾸려 협상 나서
여론조사-토론방식 접점까진 험로

‘여성의 날’ 한자리 모인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에서 두 번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오른쪽)가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여성의 날’ 한자리 모인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왼쪽),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에서 두 번째),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오른쪽)가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는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사진공동취재단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후보 단일화 ‘파이널 매치’를 앞두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7일 저녁 ‘맥주 회동’에서 “중앙선관위 후보 등록이 끝나기 전까지 단일화하자”고 합의했다. 두 후보는 큰 틀에서 단일화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선관위의 후보 등록 마감일인 19일 저녁까지 앞으로 열흘 남짓 단일화 조건 등을 놓고 양측은 ‘디테일의 전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울 강남 모처에서 배석자 없이 만난 두 후보는 오후 8시부터 90분가량 회동했다. 두 후보의 회동은 이날이 처음이라 상견례도 겸한 자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구체적인 단일화 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반드시 단일화해야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었다고 한다.

오 후보는 8일 MBC 라디오에서 “허심탄회하게 ‘왜 정치를 하느냐’부터 시작해 기본적인 얘기를 많이 나눴다”며 “기싸움이나 수싸움에 휩쓸리지 말고 실무팀에 맡겨 놓고 (후보들은) 큰 줄기만 잡아주는 역할에 충실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안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소한 문제로 실랑이하는 모습은 보이지 말고 합의가 안 되면 후보들이 나서서 풀자는 이야기들이 서로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정양석 사무총장과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을 비롯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여론조사 관련 실무를 맡았던 권택기 전 의원 등 3명을 실무협상단으로 인선했다. 국민의당도 이태규 사무총장과 정연정 배재대 교수, 이영훈 전 국회부의장 비서실장으로 실무협상단을 꾸렸다. 양측은 9일 오후 처음으로 마주 앉아 본격적인 룰 전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가장 치열하게 양측이 맞붙을 사안은 여론조사 문항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다.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5일 서울 시민 8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오 후보 32.3%, 안 후보 30.0%로 나타났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후보와의 가상 대결을 전제로 한 ‘경쟁력’ 조사에서는 안 후보 34.6%, 오 후보 32.9%로 조사됐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42%포인트·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 보니 양측 모두 설문 문항에서 쉽게 합의를 이루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 측은 여론조사 문항에 대해서는 단시간 내에 합의하기 힘들다고 보고 우선 첫 번째 실무협상에서는 토론 횟수와 방식에 대해 합의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실무협상단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후보들이 대면 선거 운동에 제약이 많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후보들의 비전과 정책을 알리기 위한 토론을 최대한 많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 후보 측은 다른 정당 후보 간 단일화 TV토론은 1회만 가능하다는 중앙선관위 유권해석을 놓고 팽팽하게 맞설 것으로 보인다.

실무협상과는 별개로 양측의 장외 기싸움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누가 단일 후보가 되든 야권이 이긴다는 확신이 있다”며 “오 후보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오 후보가 당선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안 후보는 “여론조사에 나오는 것처럼 (여당 후보와의 승부가) 낙관적인 것이 아니며 단일 후보를 뽑더라도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며 “야권 모두 긴장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단일화#실무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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