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회를 수십 명이 공동주최 하는 건 처음”…존재감 과시한 이재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6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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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를 (국회의원) 수십 명이 공동주최 하는 건 처음 봤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26일 ‘경기도 기본주택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의원 50명이 공동 주최자로 이름을 올렸다. 통상 토론회에는 10여 명 안팎의 의원들이 공동 주최자로 참여는 탓에 여권 내에서는 이날 토론회를 두고 “이 지사가 본격적인 세 과시에 나섰다”는 말이 나왔다.

이 지사는 토론회에서 “주택 투기로 인한 불로소득을 적정하게 환수하고 길에 나앉게 될지 모른다는 주거 불안을 해소하면 부동산 정책은 해결될 수 있다”며 자신의 ‘기본 주택’ 정책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른바 ‘이재명표 정책’을 계속 부각시켜 최근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선전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포석이다.

이날 토론회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따라 온라인으로 진행됐지만 의원 20여명이 현장에 참석해 이 지사에게 힘을 실었다. 이른바 ‘이재명계’라고 불리는 의원들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선 것이다. 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든 우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참석해 “관심도 많고 실현 가능성도 높은 정책”(우 의원), “집값을 반값으로 할 수 있는 좋은 대안”(박 전 장관)이라며 이 지사를 추켜세웠다.

이 지사는 이날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소액 보편 지원 때문에 방역 더 나빠질 것이라는 건 기우에 가깝다”며 당 지도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 경기도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토론회 공동 주최자로 참여한 한 여당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가 유일하게 20%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을 발판삼아 여권 내 차기 대선 구도에서 본격적인 ‘1강’을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지사는 여당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본격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토론회 뒤 민주당 2030세대 의원들과 오찬을 가지며 당내 지지세 확보에 나섰다. 27일에도 몇몇 의원들과 경기 수원의 도지사 공관에서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여기에 정성호 의원을 좌장으로 한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지사의 정책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공부 모임 발족도 준비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여권에서 거론되는 차기 대선 주자 중 이 지사가 유일하게 지난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한 적이 있다”며 “그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로드맵에 따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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