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7일 백신 접종… 文 “우리도 준비 잘하고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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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국 먼저 접종하는 건 불가피”
野 “백신 확보 못한 것 책임 회피… 日-호주 등은 어떻게 선구매했나”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그동안 백신을 생산하는 나라에서 많은 지원과 행정지원을 해서 백신을 개발했기 때문에 그쪽 나라에서 먼저 접종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5부 요인 초청간담회에서 “요즘 백신 때문에 걱정들이 많다. 우리도 특별히 늦지 않게 국민들께 접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고 준비를 잘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신 수급 지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백신 공급 계획을 언급하는 대신에 개발국 우선 접종의 정당성을 설명한 것이다.

정부는 내년 1분기 접종 시작을 목표로 백신 물량 확보에 나선 상태지만 미국 영국 등 주요 백신 생산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된 데다 싱가포르 등 백신 비(非)생산국도 연내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1일(현지 시간)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하면서 27일부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도 접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다행스럽게도 방역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모범국가로 불릴 정도로 대응을 잘해 왔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보수 야당은 “백신 확보를 못 한 데 대한 책임 회피”라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의힘 신상진 코로나19특별대책위원장은 “싱가포르, 일본, 호주, 캐나다, 멕시코, 칠레 등의 나라들은 화이자나 모더나가 자국 제약사가 아닌데 어떻게 빨리 선구매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대통령이 그런 자세로 국정에 임하니 백신 후진국의 오명을 쓰고 나라가 엉망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마치 백신 확보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처럼 과장·왜곡하면서 국민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백신의 정치화’를 중단해 달라”고 비판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김준일 기자
#eu#백신#접종#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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