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두고 친문인사 58명 뭉쳤다… ‘민주주의4.0연구원’ 출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2일 20시 54분


코멘트
도종환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와 의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친문 의원 중심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4.0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와 그 이후 중장기 국가과제를 연구하고 정책과제 및 미래를 위한 혁신과제 등 담론의 연구, 개발 및 사회적 공론형성을 모임의 목표로 하고 있다. 2020.11.22/뉴스1 (서울=뉴스1)
도종환 민주주의4.0연구원 이사장(앞줄 왼쪽 여섯번째)와 의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 및 제1차 심포지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친문 의원 중심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4.0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와 그 이후 중장기 국가과제를 연구하고 정책과제 및 미래를 위한 혁신과제 등 담론의 연구, 개발 및 사회적 공론형성을 모임의 목표로 하고 있다. 2020.11.22/뉴스1 (서울=뉴스1)


여권 내 친문(친문재인) 진영 의원들이 집단 행보를 본격화했다. 2022년 차기 대선을 앞두고 영향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친문 인사 58명은 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민주주의4.0연구원’ 창립총회를 열었다. 연구원에는 친문 핵심인 전해철 홍영표 한병도 정태호 의원 등 현역 의원만 56명이 참여했다. 대부분 2012년 대선부터 문재인 대통령 곁을 지켰거나,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인사들이다. 때문에 당내 친문 핵심 모임이었던 ‘부엉이 모임’의 확장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부엉이모임 멤버들이 대놓고 세력 확장에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날 총회에는 현역 의원 40명이 참석했다.

여권 내부에서는 ‘민주주의4.0’ 결성을 “우리가 대선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친문 진영의 공개 선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2심 재판 결과로 친문 자체 후보를 내기 어려워졌음에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라며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모두 ‘민주주의4.0’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 대표와 이 지사가 몇 달째 지지율 20%대에서 머무르는 사이, 친문 진영은 제3의 후보를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친문 핵심들 사이에선 ‘당에 아직 진짜 대선후보가 없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친문 진영이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과 손잡고 아예 새로운 후보를 물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여권에서 의원들이 만든 사단법인은 ‘민주주의4.0’과 86그룹이 중심이 된 ‘더좋은미래’ 두 개뿐이다. 이날 공식적으로 닻을 올린 ‘민주주의4.0’은 차기 대선 준비에 필요한 정책 의제를 발굴하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행사 장소가 백범김구기념관이라는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당시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단일화 담판을 벌였고 당 대표 시절에는 최고위원회의를, 대통령 당선 뒤에는 국무회의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주재한 바 있다. 한 재선 의원은 “‘민주주의4.0’의 사무실도 문 대통령의 초기 대선 캠프였던 ‘광흥창팀’이 있었던 광흥창역 인근”이라며 “다시 한 번 친문 진영이 대통령을 만들겠다는 의지 아니겠느냐”고 했다.

‘민주주의4.0’ 이사를 맡은 황희 의원은 이런 해석을 의식한 듯 “(출범 시기와 관련해) 여러 가지 오해를 받을 수 있었지만 더 늦으면 오해가 더 생길 수 있다고 해서 전당대회와 국정감사가 끝나는 11월에 부랴부랴 출범했다”며 “특정 인물을 띄우기 위해 사단법인을 만들고자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