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보좌관 문자, 기억 안 나”…여야 고성에 국감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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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2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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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아들 서모 씨(27)의 군 휴가 당시 보좌관과 사이에 나눴던 문자메시지와 관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라는 야당의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야당이 계속 관련 질의를 이어가자 여당 의원들이 항의했고, 양측 간 고성이 오가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오전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이날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 당시) 보좌관과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는데, 검찰 자료를 보면 추 장관과 보좌관이 연락을 주고받았다. 거짓 진술에 대해 사과할 생각 있느냐”고 물었다.

지난달 1일 추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 “보좌관이 뭐 하러 사적인 지시를 받겠느냐”며 부인했다.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내가 보좌관에게 연락을 시킨 사실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추 장관이 2017년 6월 당시 집권여당 대표이던 추 장관이 당 대표 보좌관 최모 씨에게 아들 휴가 연장 문제로 군부대 지원장교 김모 대위에게 연락해보라고 한 사실이 드러났다.

전 의원에 질의에 추 장관은 “거짓 진술하지 않았다. 법령을 위반하거나 부정한 청탁·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전 의원은 “질문 취지는 대정부질문 발언의 진실성에 대해 여쭤본 것”이라고 재차 물었고, 추 장관은 “그 내용에 이런 문자가 있다는 것은 이 휴대폰이 포렌식이 돼서 아는 것일 뿐이고,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또 “보좌관에게 전화번호를 전달했다고 하지만 보시면 ‘지원장교님’이라고 돼 있다”며 “직접 아는 사람의 번호를 지시 차원에서 보냈다면 ‘지원장교’라고 돼 있지, ‘님’자를 안 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저 문자는 제가 지시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군무이탈 사건’이라는 전 의원 발언에 “군무이탈 사건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국방부의 서 일병 구하기’라는 발언엔 “서 일병은 구해진 사람이 아니다. 군복무를 다 이행한 사람이다. 굳이 구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전 의원이 질의를 이어나가자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과거 어떻게 전부 기억하느냐”고 말하는 등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이에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은 “조용하게 장관과 국회의원이 질답할 수 있도록 장내 정돈을 부탁한다”며 “김남국 의원 너무 심하다. 말끝마다 개입해서 추 장관 답변을 왜 자기가 하느냐”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김 의원에 “조용히 해달라”고 말렸지만, 장 의원과 김 의원 간의 고성은 계속됐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국정감사는 입법부가 행정부를 감사하는 자리다. 국회의원이 장관에게 어떤 질문이든 못하냐”며 “질문할 때마다 여당 의원들이 중간중간에 끼어든다.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고 따졌다.

그러자 김 의원은 “야당에서는 민생이라든가 질의를 하지 않고 오로지 추 장관과 관련된 정쟁과 관련된 이야기만 한다”며 “예의라는 건 상호 서로 존중하라는 것인데, 예의를 왜 잘 지키지 않냐. 왜 반말하면서 왜 다른 사람에게 모욕을 주면서 예의 없는 행동을 하면서 예의를 지키라고 하냐”고 날을 세웠다.

여야 의원들은 누가 반말했는지 여부를 놓고 또다시 고성을 이어갔다. 공방이 이어지자 윤 위원장은 “지금 더 이상 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잠시 감사를 중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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