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에서 ‘목숨=절대적 가치’ 강조했는데…우리 국민, 바다서 피격 사망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9-25 16:14수정 2020-09-2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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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실종 공무원 피격사건에 대한 북측의 유감 표명이 나온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주고받은 친서를 공개했다.

친서에서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사람의 목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친서가 전해진지 얼마 지나지 않은 이달 22일 우리 국민은 차가운 바다에서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청와대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친서가 이달 8일 보내졌고, 김 위원장은 이달 12일 답신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8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 너무나도 길고 고통스러운 악전고투의 상황에서 집중호우, 수차례의 태풍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에게 큰 시련의 시기”라고 말문을 열며 “국무위원장께서 재난 현장을 직접 찾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를 가장 앞에서 헤쳐 나가고자 하는 모습을 깊은 공감으로 대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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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특히 국무위원장님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경의를 표한다”며 “무너진 집은 새로 지으면 되고, 끊어진 다리는 다시 잇고, 쓰러진 벼는 일으켜 세우면 되지만 사람의 목숨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으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 8000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우리가 어떠한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일 것”이라며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부디 국무위원장께서 뜻하시는 대로 하루빨리 북녘 동포들의 모든 어려움이 극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국무위원장님과 가족 분들께서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12일 답서를 통해 “오랜만에 나에게 와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의 넘치는 진심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다”며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 감사히 받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를 통해 대통령께와 남녘 동포들에게 가식 없는 진심을 전해드린다”며 “최근에도 귀측 지역에서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악성 바이러스 확산과 연이어 들이닥친 태풍 피해 소식을 접하고 누구도 대신해 감당해줄 수 없는 힘겨운 도전들을 이겨내는 막중한 부담을 홀로 이겨내실 대통령의 노고를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께서 얼마나 힘드실지, 어떤 중압을 갖고 계실지 얼마나 이 시련을 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계신지 누구보다 잘 알 것만 같다. 하지만 나는 대통령께서 지니고 있는 국가와 자기 인민에 대한 남다른 정성과 강인한 의지와 능력이라면 반드시 이 위기를 이겨내실 것이라고 마음 속으로 굳게 믿는다”며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 있는 남녘과 그것을 함께 나누고 언제나 함께 하고 싶은 나의 진심을 전해드린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은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리는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무거운 책무에 쫓겨 혹여 귀치의 건강 돌보심을 아예 잊으시지는 않을까 늘 그것이 걱정이 된다. 건강에 항상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란다”고 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과 행복이 제발 지켜지기를 간절히 빌겠다”며 “진심을 다해 모든 이들의 안녕을 기원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사님께서 항상 건강하시고 무탈하시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그간 친서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관례 등을 고려한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친서) 내용을 공개할 수 있었는데, 비공개한 것은 관례를 지키거나 상대에 대한 예의 때문인가’라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의에 “그렇게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文대통령, 8일 김정은 위원장에 보낸 친서 [전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은 국무위원장 귀하.

코로나 바이러스로 너무나도 길고 고통스러운 악전고투의 상황에서 집중호우, 수차례의 태풍에 이르기까지 우리 모두에게 큰 시련의 시기다.

난 국무위원장께서 재난 현장을 직접 찾아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를 가장 앞에서 헤쳐나가고자 하는 모습을 깊은 공감으로 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무위원장님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경의를 표합니다. 무너진 집은 새로 지으면 되고, 끊어진 다리는 다시 잇고, 쓰러진 벼는 일으켜 세우면 되지만 사람의 목숨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으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 가치입니다.

우리 8000만 동포의 생명과 안위를 지키는 것은 우리가 어떠한 도전과 난관 속에서도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장 근본일 것입니다.

매일이 위태로운 지금의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부디 국무위원장께서 뜻하시는 대로 하루빨리 북녘 동포들의 모든 어려움이 극복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국무위원장님과 가족분들께서 항상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2020년 9월 8일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김정은, 12일 文대통령에 보내온 답신 [전문]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 귀하.

대통령께서 보내신 친서를 잘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나에게 와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의 넘치는 진심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습니다.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 감사히 받겠습니다.

나 역시 이 기회를 통해 대통령께와 남녘 동포들에게 가식 없는 진심을 전해드립니다.

최근에도 귀측 지역에서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악성 비루스 확산과 연이어 들이닥친 태풍 피해 소식을 접하고 누구도 대신해 감당해줄 수 없는 힘겨운 도전들을 이겨내는 막중한 부담을 홀로 이겨내실 대통령의 노고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대통령께서 얼마나 힘드실지, 어떤 중압을 갖고 계실지 얼마나 이 시련을 넘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계신지 누구보다 잘 알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나는 대통령께서 지니고 있는 국가와 자기 인민에 대한 남다른 정성과 강인한 의지와 능력이라면 반드시 이 위기를 이겨내실 것이라고 마음 속으로 굳게 믿습니다.

어려움과 아픔을 겪고 있는 남녘과 그것을 함께 나누고 언제나 함께 하고 싶은 나의 진심을 전해드립니다.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리는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것입니다.

대통령께서 무거운 책무에 쫓겨 혹여 귀치의 건강 돌보심을 아예 잊으시지는 않을까 늘 그것이 걱정이 됩니다. 건강에 항상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과 행복이 제발 지켜지기를 간절히 빌겠습니다. 진심을 다해 모든 이들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사님께서 항상 건강하시고 무탈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조선 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2020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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