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수처 압박에… 野 “추천위원 곧 선정” 일단 후퇴

박민우 기자 , 이은택 기자 입력 2020-09-23 03:00수정 2020-09-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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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태년 “시간끌기 어림없어, 공수처 좌초 절대없을 것” 고삐
국민의힘 “협조 의사 밝혔는데 여당 밀어붙이기땐 국회 파행”
문재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에 속도전을 예고한 지 하루 만에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 출범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민주당은 22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선정을 거부하는 국민의힘을 향해 “더 이상 시간 끌기는 통하지 않는다”며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연내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우리도 곧 (추천위원을) 추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과는 다른 스탠스를 보였다. 여당이 밀어붙이는 공수처법 개정을 막기 위한 작전상 후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당정청은 권력기관 개혁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개혁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며 “공수처 설치는 권력기관 개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야당을 향해 “시간 끌기로 공수처 설치를 좌초시킬 수 있다는 기대는 하지 않으시길 바란다”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야당 몫 공수처장 추천위원 선임을 계속 거부할 경우 야당의 ‘공수처장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 민주당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해당 법안을 상정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윤호중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서 “공수처장 임명까지 적어도 11월 중에는 처리가 돼야 한다”며 “공수처도 내년 1월 1일 이전에는 설립이 돼서 검경 수사권 분리와 개혁된 검찰 조직이 출범할 때 함께 출범돼야 한다”고 했다. 전날 공수처법 개정안이 법사위에 상정된 것을 두고 ‘야당의 비토권을 빼앗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개정을 원하지 않으면 야당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하면 된다”고 했다.

현재 공수처법은 ‘여야 교섭단체’가 각각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2명씩 추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발의해 법사위에 상정된 개정안은 추천위원 선정 권한을 ‘교섭단체’에서 ‘국회’로 바꿔 야당의 비토권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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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아직까진 타협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전날 권력기관 개혁 전략회의에서 “공수처장 추천 등 야당과의 협력에도 힘을 내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데다 막강한 권한을 쥔 공수처를 ‘야당 패싱’으로 출범시킬 경우 여론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일단 한발 물러섰다. 공수처와 관련해 말을 아껴 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하면 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은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공수처장 추천위 구성에 협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우리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추천을 안 하니까 민주당에서 강경하게 나오는데, 내가 알기로는 우리도 곧 추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추천위원을 추천하기 위해 많은 사람을 접촉해 고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부터 이런 상황에 대해 준비하고 있었다”며 “(추천위원으로) 법조인과 비법조인을 한 명씩 선정하려고 하는데 워낙 첨예한 일이기에 선뜻 나서는 분이 없다”고 했다. 여당이 힘으로 압박하니 마지못해 협조는 하겠지만 추천위원 선정 절차가 지연되는 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협조 의사를 밝혔는데도 여당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나오면 정기국회는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민우 minwoo@donga.com·이은택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김태년#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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