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장관 교체’에 그치면 여권 위기반전 역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개각 카드 앞당긴 靑

동아일보DB
동아일보DB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진 개편에 이어 개각 카드까지 앞당겨 꺼내 들면서 부동산발 인적 쇄신의 폭이 커지는 형국이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사표가 반려되면서 여권에서도 인적 쇄신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방부와 보건복지부 등을 대상으로 한 부분 개각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개각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13일 “국방부와 복지부 등 그동안 개각이 고려돼 왔던 부처들을 중심으로 조만간 개각이 이뤄질 수 있다”며 “두 부처 후임에 대한 검증도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초대 복지부 장관에 임명된 뒤 3년 1개월째 장관을 지내고 있는 ‘원년 멤버’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018년 9월 송영무 장관에 이어 국방부 장관에 임명됐다.

후임 국방부 장관 후보로는 이순진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김운용 전 지상작전사령관 등이 거론되지만 여권 내에서는 3군 사관학교 출신인 이 전 의장에게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8월 이례적으로 이 전 합참의장 이임식에 참석해 ‘춘풍추상’을 언급하며 “자신에겐 엄격하면서 부하들에게선 늘 ‘순진 형님’으로 불린 부하 사랑은 참군인의 표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박 장관 후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과정에서 박 장관과 호흡을 맞춘 김강립 복지부 차관이 우선 거론된다. 최근 교체된 김연명 전 대통령사회수석비서관이 장관으로 승진 이동하거나 당초 사회수석으로 거론되던 의료정책 전문가인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의 깜짝 발탁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여권에선 문 대통령이 청와대 개편을 마친 뒤 9월 정기국회 전후 개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7일 노 실장과 비서실 산하 5명의 수석 일괄 사표로 청와대 개편이 빨라진 가운데 청와대 인적 쇄신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자 개각 시간표도 한층 빨라졌다. 개각이 이뤄진다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로 지난해 12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명된 후 8개월여 만이다.

여권 일각에선 노 실장의 유임이 확정된 가운데 부분 개각에 그칠 경우 지지율 하락세 등 위기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정책 혼선을 둘러싸고 야당을 중심으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수(長壽) 장관인 박 장관과 정 장관 교체로 끝날 경우 또다시 “핵심을 비켜 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미래통합당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가 일괄 사표를 제출한 노 실장과 김외숙 인사수석 사표 반려를 공식화한 데 대해 “수석 총사퇴의 변이었던 ‘종합적인 책임’은 대통령이 진다는 것인가”라며 “청와대 경제팀, 내각 경제팀도 고집스레 유임시킬 듯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13일 홍남기 부총리로부터 2021년도 예산안에 대한 중간보고를 받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이 1위로 전망될 정도로 경제부총리가 경제사령탑으로 총체적 역할을 잘하고 있다”며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박민우 기자

#장수장관 교체#개각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