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3차 北美회담으로 재선 승부수?… 北이 응할지 미지수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07-09 03:00수정 2020-07-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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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만날 수도 있다” 발언 배경
北과 관계개선 美대선에 활용 의도… “김정은과 관계 좋다” 거듭 강조
美정가선 성사 가능성에 회의적, 볼턴은 ‘10월의 서프라이즈’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회의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그는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들(북한)이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우리는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의향을 밝힌 것은 대선을 앞둔 ‘승부수 띄우기’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의 극적인 현장을 다시 연출함으로써 그동안 외교안보 분야의 대표적 성과라고 과시해왔던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11월 대선에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이날 사전 입수해 보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그레이TV 인터뷰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그들(북한)이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우리는 분명히 그렇게 할 것”이라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좋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이를 ‘성공’으로 평가했고, 자신이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고 자화자찬하며 “힐러리(클린턴 전 국무장관)가 지난 대선에서 승리했다면 지금 북한과 전쟁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훌륭한 일을 했는데도 그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지켜볼 일”이라며 “(핵무기) 운반(수단)이 아직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무슨 일인가 벌어지는 때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매우 진지한 대화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아무도 잃지 않았고 그 누구도 죽지 않았으며 이것은 나에게 괜찮은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10월의 서프라이즈’(연말 대선을 앞두고 판세를 바꿀 만한 대형 사건)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깜짝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려 할 가능성을 예견했던 것과 일치하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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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워싱턴의 기류는 실제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회의적이다. 대선까지 채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인 데다 지지율 하락으로 재선에 실패할 위기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이 까다로운 비핵화 협상에 집중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현재 전국 단위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10%포인트 안팎으로 밀리고 있으며, 6개 경합 주에서도 모두 뒤처져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오프라인 유세를 강행 중이다.

북한이 입지가 불안한 트럼프 대통령과의 막판 정상회담에 응할지도 미지수다. 최근 북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및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의 잇단 담화를 통해 “미국과 협상할 생각이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시도는 북한의 도발을 막고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립서비스’로 끝날 수 있다.

대선 전 정상회담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사진 촬영용 행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접촉 이후 양측이 비핵화 로드맵을 둘러싼 이견을 단기간에 좁힐 만한 새로운 동력을 찾기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진전 없이는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미국 혼자서 풀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미국이 북한에 실제로 해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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