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5·18 진상 반드시 밝혀내야…용서와 화해의 길 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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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5월 18일 1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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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은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5·18유공자와 유족, 정치권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이 열린 5·18민주광장은 5·18 최후 항쟁지로 5·18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지정(1997년)된 이후 처음 기념식이 개최된 곳이다. (광주=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은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5·18유공자와 유족, 정치권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이 열린 5·18민주광장은 5·18 최후 항쟁지로 5·18민주화운동이 정부기념일로 지정(1997년)된 이후 처음 기념식이 개최된 곳이다. (광주=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발포 명령자 규명과 계엄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헬기 사격의 진실과 은폐·조작 의혹과 같은 국가폭력의 진상은 반드시 밝혀내야 할 것들”이라며 “처벌이 목적이 아닌, 역사를 올바로 기록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0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정부는 5·18의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5월12일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힐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광주시민들은 아픔을 넘어서는 긍지로 5·18의 명예를 소중히 지켜왔다”라며 “광주 밖에서도 수많은 이들이 광주의 고통에 눈감지 않고 광주의 진실을 세상에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이 하나씩 세상에 드러날수록 마음속 응어리가 하나씩 풀리고, 우리는 그만큼 더 용서와 화해의 길로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왜곡과 폄훼는 더이상 설 길이 없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용기를 내어 진실을 고백한다면 오히려 용서와 화해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5·18 행방불명자 소재를 파악하고, 추가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배·보상에 있어서도 단 한 명도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경찰관뿐만 아니라 군인, 해직기자 등 다양한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진상규명의 가장 큰 동력은 광주의 아픔에 공감하는 국민들”이라며 “우리 국민들은 민주공화국의 주권자로서 4·19혁명과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항쟁과 촛불혁명까지 민주주의의 거대한 물줄기를 헤쳐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5·18의 완전한 진실을 향한 국민의 발걸음도 결코 되돌리거나 멈춰 세울 수 없다”라며 “국민이 함께 밝혀내고 함께 기억하는 진실은 우리 사회를 더욱 정의롭게 만드는 힘이 되고, 국민 화합과 통합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헌법 전문에 ‘5·18민주화운동’을 새기는 것은 5·18을 누구도 훼손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로 자리매김하는 일”이라며 “2018년, 저는 ‘5·18민주이념의 계승’을 담은 개헌안을 발의한 바 있다. 언젠가 개헌이 이루어진다면 그 뜻을 살려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지방 공휴일로 지정한 광주시의 결정이 매우 뜻깊다”라며 도청과 광장에서 끊임없이 되살아날 ‘오월 정신’을 위해 “전남도청의 충실한 복원을 통해 광주의 아픔과 정의로운 항쟁의 가치를 역사에 길이 남길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역사의 부름 앞에 응답하며 지금도 살아있는 숭고한 희생정신이라며, 이를 미래세대가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월 정신’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희망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며 만들어진 것”이라며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걱정하는 마음이 모여 정의로운 정신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주시민들의 서로를 격려하는 마음과 나눔이, 계엄군의 압도적 무력에 맞설 수 있었던 힘이었다”라며 “광주는 철저히 고립되었지만, 단 한 건의 약탈이나 절도도 일어나지 않았다. 주인 없는 가게에 돈을 놓고 물건을 가져갔다”고 밝혔다.

이러한 광주 정신이 “지금도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깃들어 있다”라며 코로나19 상황에서 병상이 부족한 대구를 위해 광주가 병상을 마련했고, ‘오월 어머니’들이 대구 의료진을 위해 주먹밥 도시락을 준비했던 점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1980년 5월27일 새벽, 계엄군의 총칼에 이곳 전남도청에서 쓰러져간 시민들은 남은 이들이 더 나은 세상을 열어갈 것이라 믿었다”라며 “오늘의 패배가 내일의 승리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산 자들은 죽은 자들의 부름에 응답하며, 민주주의를 실천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광주의 진실을 알리는 것이 민주화 운동이 되었고, 5·18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한 역사가 됐다”라며 “사람이 사람끼리 서로 공감하며 아픔을 나누고 희망을 만들어내듯, 우리는 진실한 역사와 공감하며, 더 강한 용기를 얻고, 더 큰 희망을 만들어냈다. 그것이 오늘의 우리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월 정신’은 더 널리 공감되어야 하고 세대와 세대를 이어 거듭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라며 “‘오월 정신’은 누구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다. ‘오월 정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과 미래를 열어가는 청년들에게 용기의 원천으로 끊임없이 재발견될 때 비로소 살아있는 정신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와 정부도 ‘오월 정신’이 우리 모두의 자부심이 되고, 미래세대의 마음과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도록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광주는 숭고한 용기와 헌신으로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보여주었다며 “세상을 바꾸는 힘은 언제나 국민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광주를 통해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더 많이 모으고, 더 많이 나누고, 더 깊이 소통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는 것을 경험했다”라며 “우리에게 각인된 그 경험은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언제나 가장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정치·사회에서의 민주주의를 넘어 가정, 직장, 경제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하고, 나누고 협력하는 세계질서를 위해 다시 오월의 전남도청 앞 광장을 기억해야 한다”라며 “그것이 그날, 도청을 사수하며 죽은 자들의 부름에 산 자들이 진정으로 응답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2017년과 2019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이번 기념식은 처음으로 1980년 항쟁 당시 본부였던 5·18민주광장에서 열렸다. 민주광장이 항쟁 당시 본부였고, 광장 분수대를 연단으로 삼아 각종 집회를 열며 항쟁 의지를 불태웠던 역사적인 현장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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