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첫 행보는 광주 “국민의당 지지자 마음 못 헤아려…죄송”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0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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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을 지지해주셨던 분들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늦었지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은 귀국 다음날인 20일 광주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이같이 말했다.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로 본인을 크게 정치적으로 성장시켜준 호남을 찾아 바른미래당 창당 등 그동안 정치 행보를 정식으로 사과한 것이다.

안 전 의원은 이날 바른미래당 박주선 주승용 김동철 의원 등 호남 중진들과 함께 5·18민주묘지를 참배했다. 권은희 김삼화 신용현 이동섭 최도자 의원 등도 동행했다. 안 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부족했던 저에 대해 사과드리러 왔다. 그 목적 밖에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등 제3지대 통합 논의에 대해서는 “방향과 노선이 중요하다. 노선과 맞다면 많은 분의 힘을 구하겠다”고 문을 열어뒀다. 보수통합과 관련해서는 “저는 이합집산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또 한번 선을 그었다.

안 전 의원에게 호남은 극복해야하면서도 함께 가야 하는 딜레마를 가진 곳이다. 안 전 의원과 정치적 동지이자 선배인 바른미래당 호남 중진들은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을 아우르는 제3지대 ‘빅텐트’를 주장하고 있다. 박주선 의원은 “빅텐트는 안 전 의원이 말한 중도신당과도 뜻이 같다. 더 이상 뺄셈의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했다. 반면 비호남권 출마를 준비하는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은 자유한국당과 야권 후보 단일화를 바라고 있어 안 전 의원에게는 쉽게 결단하기 어려운 문제다.

안 전 의원이 제3지대 ‘빅텐트론’에 동의하더라도 호남이 국민의당에 지지를 몰아줬던 때와 비교하면 정치 지형이 녹록치 않다는 점은 큰 과제다. 한국갤럽이 14~16일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80%, 민주당 지지율은 66%를 웃돌았다. 박지원 의원은 라디오에서 “광주 시민들이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겠나”라며 “(안 전 의원은) 이제 새 정치인이 아니고 구 정치인”이라고 견제했다.

광주=최고야기자 best@donga.com
황형준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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