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안철수’에 호남계·민주당 “더는 영향 없어” 견제구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20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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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겠나…'아니올시다'가 여론"
대안신당 "安 마지막은 보수영남 퇴행, 호남 민심 왜곡 말라"
평화당, '침묵'하지만 "호남, 더는 安에 기댈 필요 없어"
민주당 표정관리 "4년 전 호남은 '安 몰라서'…환상 지우라"

정계복귀를 선언하며 귀국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이 20일 첫 일정으로 광주를 찾으면서 ‘호남’에 다시 러브콜을 보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호남계 군소정당들은 ‘재결합’ 가능성을 일축하며 안 전 의원과 거리를 뒀다.

안 전 의원은 이날 망월동 5.18 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을 추진했던 데 대해 “그 과정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해주는 많은 분들의 마음을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 서운해했을 것”이라며 “늦었지만 진심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다”며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실용적 중도정당’에 호남계 군소정당도 포괄할 지에 대해 “노선과 방향이 제일 중요하다”며 “노선이 맞다면 많은 분들의 힘을 구할 것”이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가장 바보(같은 경우)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인데 광주 시민들이 굉장히 영특하다”며 “(호남이)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겠나”라고 일축했다.

그는 “솔직히 저도 이번 주말에 있으면서 광주에 이틀 있었다. 그런데 (안 전 의원에 대한 여론은) ‘아니올시다’이더라”라고 덧붙였다.

대안신당 장정숙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우리는 안철수 정치의 최종 선택을 보수 영남으로의 퇴행으로 기억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며 바른미래당 통합 추진을 상기시킨 뒤 “지역으로서의 호남을 등진 것을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얍삽한 공학적 계산으로 망국적 정치를 개혁하기 위한 호남의 선택과 투자를 무산시킨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거듭 비난했다.

그러면서 “5·18 묘역 참배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호남이 품고 있는 회한과 분노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몽상가적 정치관을 함부로 가르치려 하지도 호남 민심을 왜곡하지도 말 것을 경고한다”고 힐난했다.

장 수석대변인은 전날 안 전 의원 귀국에 대해서도 별도 논평을 통해 “귀국 전에 한국 정치의 바이러스를 잡겠다고 했는데 모호성 뒤로 숨는 자신없고 낡은 정치인의 면모를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이라며 “떠날 때와 무엇이 달라졌는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는 등 연일 맹폭을 퍼부었다.

민주평화당은 안 전 의원 복귀 후 관련 논평을 내지 않고 침묵한 채 관망하는 눈치지만 안 전 의원을 매개로 한 ‘호남 소통합’에 회의적인 기류가 강하다.

평화당 핵심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호남 입장에서 정말 큰 결단을 하고 대대적으로 모여들어 큰 판을 만들어준 것을 완벽하게 배반을 한 것이기 때문에 호남 민심이 돌아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지금 정부가 개혁정부(문재인 정부)로 바뀌었기에 반문(反문재인)으로 호남에서 경쟁구도를 만들어서 호남의 이익과 발전을 챙겨야하겠다는 쪽이 상당히 민주당으로 가버렸다”며 “더이상 안철수에게 기댈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안 전 의원의 호남행에 경계를 유지하면서도 지난 20대 총선과 같은 ‘안풍’을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4년 전(20대 총선)의 안철수는 광주가 잘 모르는 안철수였지만 지난 2017년 대통령 선거를 치른 이후 안철수는 광주가 너무나 잘 아는 안철수라는 사실을 인지하기 바란다”며 “4년 전 광주, 호남에 대한 환상은 이제 지우기 바란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광주시당위원장인 송갑석 의원도 뉴시스에 “지역에서 들은 얘기의 대부분은 (안철수에 대한) 실망감”이라며 “새정치를 한다고 새롭게 할 수도 없고 제3세력 실험도 이미 호남은 기회를 줬던 바 있으니 호남에서 다시 영향력을 발휘하는 건 사실상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전남도당위원장인 서삼석 의원도 “(안철수) 개인으로야 출충한 분이겠지만 되돌리기에는 늦은 것 같다”며 “영향은 절대 없다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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