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교착국면에 빠진 한반도 정세의 원인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외세의존 행태를 주장하며 강도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최근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진척이 없는 책임까지 우리나라에 돌리는 모양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9일 ‘다시금 찾게 되는 교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무엇이 북남관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몰아오고 있는가. 이 물음앞에 온 겨레가 민족 내부문제에 개입과 간섭을 일삼는 파렴치한 외세 때문”이라며 이렇게 주장했다.
매체는 “올해 북남관계발전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우리가 보여준 성의와 노력, 아량과 자제력은 온 겨레와 국제사회를 감동시켰고 세인의 커다란 격찬을 불러 일으켰다”며 “하지만 남조선당국은 동족이 내민 선의의 손을 뿌리치고 사대와 외세의존정책에만 집요하게 매달려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세의존의 멍에를 쓰고 있는 것을 숙명으로 여기고 있는 남조선 당국은 미국과의 협의를 떠들어대면서 사사건건 상전에게 보고하고 그의 승인과 지지를 받으려 하였는가 하면 대양건너에까지 찾아가 구걸하는 추태를 부렸다”라며 “자주적대와 결단력이라고는 전혀 없이 외세에게 빌붙으며 승인과 지지를 구걸하기에 여념없이 돌아친 남조선당국의 어리석은 처사는 스스로 제 발에 족쇄를 채우는 비극적 결과만을 초래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앞에서는 대화와 평화의 너스레를 떨고 뒤에 돌아앉아서는 외세와 손잡고 동족을 압살하기 위한 흉악한 기도를 드러내며 대결을 고취한 남조선 당국의 배신적 행위들은 겨레의 지향과 요구에 대한 참을수 없는 모독이며 북남선언에 대한 정면도전”이라며 “문제는 현 북남관계 악화의 책임을 한사코 회피하며 철면피하게 놀아대는 남조선 당국이 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각에조차 외세 공조, 외세 추종에 극성스럽게 매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 혹은 특정 당국자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 타결 가능성이 낮아지는 등 대화 교착에 대한 화살을 우리나라에 돌린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민족문제를 외세에 청탁해야 얻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오히려 불순한 목적을 추구하는 외세에게 간섭의 구실만 주고 문제 해결에 복잡성만 조성하게 된다”라며 “남조선 당국이 외세의존의 멍에를 벗지 못하고 외세공조에 매달린다면 차례질 것이란 수치와 망신, 민족의 비난과 배격 뿐”이라고 덧붙였다.
매체는 이날 “북남관계 발전과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의 대망을 안고 커다란 환희속에 맞이하였던 2019년도 하루하루 저물어가고 있다”라며 마치 올 한해 남북관계를 결산하는 듯한 언급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가 아닌 선전매체에서만 남북관계 관련 내용을 보도해 이 같은 뉘앙스를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으로 해석하긴 어려워 보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