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탈락 피하자”···與의원들 ‘이상한 법’ 벼락치기 발의 진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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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31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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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부터 시작되는 21대 총선 공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현역의원 의정평가를 코앞에 두고 민주당 의원들이 하루만에 법안 수십건을 ‘벼락치기’ 발의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달 4일부터 오는 12월 말까지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의정활동을 평가한다. 하위 20%에 해당할 경우 내년 총선 공천 심사와 경선에서 감점을 받는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당적으로는 출마가 힘들어진다고 의원들은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심사대상기간 종료일(31일)을 하루 앞두고 법안발의가 폭주했다.

민주당의 A 의원은 30일 단 하루에만 법안 20건을 대표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초부터 29일까지 10개월 동안 발의한 법안(19건)보다 많은 수다. B 의원도 29~31일 사이 19개 법안을 내는 등 30일 하루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44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국감 종료 다음날(23일) 부터 계산하면 200여 건에 달한다.

이렇게 급하게 무더기 발의를 하다보니 이름은 다르지만 내용은 비슷하거나 이미 시행령에 있는 법안, 내용이 이상한 졸속 법안이 속출한다는 이야기가 내부에서 나온다.

이날 국회 보좌진들이 많이 이용하는 ‘여의도 옆 대나무 숲’ 페이스북 계정에는 “지금 각 의원실에서는 공익적 가치에 대한 고민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법들이 경쟁적으로 발의되고 있다. 보좌진의 노동력과 국민의 세금이 줄줄 새어나가고 있는건 알고 계시냐?”는 성토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익명의 글쓴이는 “(선출직공직자)평가 내용이 참 가관이다”며 “이상한 법안이라도 법안발의 갯수만 채우고, 내용도 없는 토론회라도 개최만 하면 ‘좋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선동하고 있는거나 마찬가지다”고 비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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