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대통령 기억력 문제 걱정” 발언에…복지위 국감 한때 파행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10월 4일 16시 40분


코멘트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 사진=뉴시스
4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가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비례대표)의 ‘문재인 대통령 기억력’ 관련 발언으로 한때 파행됐다.

이날 오전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우리나라 치매 환자가 54만 명쯤 된다. 매년 환자 수도 증가한다”라며 치매를 언급했다.

이어 “치매와 건망증은 의학적으로 보면 다르다고 한다. 그렇지만 건망증은 치매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라며 “그래서 국민들은 가족의 치매를 걱정하고 있음과 동시에 요즘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많이 걱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기록원의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립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전용 기록관을 짓는다는 언론 보도가 9월 10일 날 나왔다. 그런데 9월 12일 날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 본인은 몰랐다면서 불같이 화를 냈다고 발표했다”며 “알고 보니까 그 전인 8월 29일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 전용기록관 건립 계획’을 (대통령이) 직접 방망이로 두드려서 심의·의결했다. 그 회의에 장관님도 계셨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쯤 되면 대통령 주치의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장관님께서도 대통령 기억을 잘 챙기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이 분명하게 국가기록원 개별 대통령 기념관 건립 추진 보도와 관련해서는 ‘국가기록원의 필요에 의해 추진되는 것으로 국가기록원이 판단할 사안이다. 대통령은 개별 기록관 건립을 지시하지 않았다. 대통령 역시 나는 개별 기록관을 원하지 않는다’고 단호한 어조로 얘기했다”며 즉각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개별 대통령 기록관 백지화를 지시한 것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건망증이다, 고로 치매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유추하고 몰아가는 이런 행태, 복지부 장관에게 대통령의 건망증까지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을 하는 것은 국정감사와 국회의원 스스로에 대한 모독”이라며 “정식으로 사과하라.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국정감사에 임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김 의원은 “기 의원은 도둑이 제 발 저리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기 의원은 “대통령이 건망증이니 치매니 어떻게 이런 소리를 할 수 있느냐”라며 “차마 듣지 못해서 말을 끊으려고 했는데, (말을) 안 끊었다. (김 의원의 발언을) 들을 수가 없었다”라며 맞섰다.

그러자 김 의원이 “들을 수 없으면 나가라”라고 하는 등 고성이 오갔다. 여야의 고성 섞인 말싸움이 계속되면서 국감은 오전 11시 25분경 정회됐다가 오후 2시경 속개됐다.

한편 민주당 소속 복지위 위원들은 오후 국감이 열리기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김 의원의 발언은 명백하게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이고 명예훼손”이라며 김 의원의 즉각적인 사과와 복지위원 사퇴를 촉구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