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삭발식, 애국가 배경에 분위기 장엄…당원들 ‘눈물’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16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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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표정 유지하다 마지막엔 눈 감아
"문재인에 경고, 국민 뜻 거스르지 말라"

16일 오후 5시 청와대 분수대 앞.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삭발식이 예고된 현장에서는 1시간 전부터 취재진과 유튜버, 시민들이 모여들어 북적거렸다.

황 대표는 이날 삭발투쟁을 선언하며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 촉구를 내걸었다. 그는 정확히 5시께가 되자 현장에 등장했고 카메라들이 일제히 모여들었다.

현장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황 대표를 만나려는 강기정 정무수석이 와 있는 상태였다. 강 정무수석은 삭발식을 위해 들어오는 황 대표와 먼저 만나 자제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의사를 전달했다.

당 관계자는 강 정무수석과 황 대표가 마주친 상황을 “강 정무수석이 ‘삭발 안 하시면 안되냐’는 메시지를 전했으나 황 대표는 단호하게 ‘조국 사퇴시키시오’, ‘조국 파면시키시오’ 두 마디만 했다”라고 표현했다.

황 대표는 현장의 중앙에 마련된 의자 근처로 다가갔고, 사회를 맡은 전희경 대변인의 말에 따라 점퍼를 벗고 자리에 앉아 삭발식을 준비했다.
황 대표의 삭발이 진행되는 동안 한국당 측은 애국가를 배경음악으로 내보냈고 모여든 사람들이 일제히 애국가를 따라 불렀다. 한국당 의원과 당원, 지지자 등은 두 손을 부여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재진 뒤쪽의 접근금지선 뒤에 모인 지지자로 추정되는 시민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황교안을 연호했다. 일부 시민들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113명은 모두 삭발하라”, “문재인 정권을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황 대표는 삭발식 내내 담담한 표정을 유지하다가 마지막에는 두 눈을 감은 상태로 마무리했다. 5시13분께 삭발식이 종료되고 황 대표는 취재진과 시민들을 향해 방향을 바꿔가며 몸을 굽혀 인사를 했다.
삭발을 마친 그는 옷 속에서 준비해 온 입장문을 꺼내 낭독했다.

입장문에는 “저는 오늘 제1야당의 대표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에 항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오늘 참으로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과 조국의 사법유린 폭거가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은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더 이상 국민의 뜻을 거스르지 마시라”며 “그리고 조국에게 마지막 통첩을 보낸다.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와라! 내려와서 검찰의 수사를 받으라!”며 정부를 향해 거듭 경고를 보냈다.

황 대표가 입장문을 읽는 동안 함께한 한국당 관계자들은 “(조국) 내려와라”, “옳소” 등의 추임새를 넣으며 그의 결단에 연신 박수를 보냈다.

한국당 지도부를 비롯한 의원들은 현장에서 그대로 철야 기자회견을 자정까지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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