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러시아에 레이더 기록 등 ‘침범 증거’ 전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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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대사관 “우리가 유감 표했다는 靑소통수석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한국과 러시아가 25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 사건 경위 및 대응 문제점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의를 열고 책임 소재를 가리는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이날 오전 10시 반부터 1시간가량 진행된 협의에서 한국 측은 사건 당시 우리 군 레이더에 포착된 러시아 군용기의 비행 항적, 당시 출격한 한국 전투기의 디지털 비디오 레코드 기록 등 영공 침범을 입증할 증거 자료를 제공했다.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 등은 주한 러시아대사관 무관부 무관대리인 니콜라이 마르첸코 공군대령 등에게 증거 자료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에 러시아 측은 “제공받은 자료를 러시아 정부가 진행 중인 조사에 참고할 수 있도록 본국에 충실히 보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러시아 측은 이날 실무협의가 자료를 제공받는 자리였던 만큼 “영공을 침범한 적이 없다”는 등 러시아 정부의 입장을 내세우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날도 한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를 비판하는 입장문을 내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두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일본에 대해 전날 대일 경고를 담은 입장문을 낸 것과 대조적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영토 침입 사실을 부인하는 러시아에 대해 비판부터 하게 되면 서로 감정적이 돼 정확한 조사 결과를 내놓지 않으려 할 수 있다”며 “입증 자료가 있는 만큼 냉정하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영토 침범이 군용기의) 기기 오작동으로 인한 사건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윤 수석은 24일 브리핑에서 영공 침범이 발생한 23일 국방부로 초치된 무관이 기기 오작동 가능성을 제기하며 유감을 표명한 사실을 전하는 과정에서 이를 무관의 사견이 아닌 러시아 정부 공식 입장인 것처럼 밝혀 논란을 빚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방부#러시아 군용기#영공 침범 사건#실무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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