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31일싱가포르서 회동 “대북 메시지 조율”

한일·한미 연쇄 북핵 회동…북미대화 재개 불씨 당기나

한국과 미국, 일본 북핵수석대표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연쇄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교착 국면에 놓인 북미대화 재개에 불씨를 당길지 관심이 집중된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1일 오후 싱가포르 모처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이 본부장은 다음 날인 1일 오전에 가나스기 국장, 오후에는 비건 특별대표를 잇따라 만나고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상황을 점검·평가하고, 지금 상황에서 대화국면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적절한 대북 메시지를 조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회동의 구체적인 회의 시간과 장소는 현지에서 추가로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유동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일 수석대표 협의는 이날 밤 개최가 유력해 보인다.

이번 연쇄 회동은 비건 특별대표가 이달 초 일본을 방문한데 이어 한국에서 워킹그룹 회의에 참석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도 지난 23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를 계기로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 유지 필요성과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을 위한 노력 등을 국제사회에 적극 설명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아시아안보회의는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지역 최대 연례 안보회의로,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주요국의 국방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비롯해 글로벌 및 지역 안보 현안들을 폭넓게 논의한다. 회담이 열리는 호텔 이름을 따 ‘샹그릴라 대화’라고 불린다.

안보수장들의 모임인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북핵 수석대표들이 회동을 갖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 3월 워싱턴 회동 이후 처음이다.

【싱가포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