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서훈 회동’ 동석 언론인 “총선 얘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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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8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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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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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국가정보기관의 수장인 서훈 국정원장의 비공개 회동에 동석한 언론인은 “총선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MBC 통일방송추진단장인 김현경 기자는 28일 페이스북에 “기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총선 관련 이야기가 오갔느냐’는 것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기자는 “지난 21일 서훈 국정원장,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을 만난 자리에 저도 함께 했다”며 “서 원장님을 한 번 뵙기로 했었는데, 양 원장과 함께 보면 어떻겠냐고 하셔서 합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자리는 양 원장의 귀국 인사를 겸한 지인들의 만남 자리였다”며 “외국 생활하면서 느꼈던 소회 등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 원장은 이미 단행된 국정원 개혁에 대해 말했다. 국내 조직을 없애다보니 원장이 할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었다”며 “국내외 씽크탱크, 전문가, 언론인, 여야 정치인 등과 소통을 원장이 직접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밖에 한반도 정세와 오래전의 개인적인 인연 등에 대해 두서없이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이 한참 갔다”며 “저녁 식사가 끝난 뒤 함께 식당 마당에서 인사를 나누었다. 저는 식당 마당에 주차되어 있던 제 차에 바로 올랐고, 차량을 가져오지 않은 양 원장이 대문 밖까지 서 원장을 배웅했다”고 밝혔다.

또 “그 자리에서는 깨닫지 못했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서 원장이 민감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두 만남을 하나로 모은 것 같다”며 “보통 저는 북한전문가나 언론인 그룹 모임과 함께 한다”고 적었다.

끝으로 “누구와 누구가 만난다는 사실만으로 이런 소동이 발생하게 된 데 대해, 그리고 제가 이런 입장문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된 데 대해 상당히 당혹스럽다”며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그 자리에 있어서 그 날의 상황을 밝힐 수 있게 된 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 원장과 양 원장의 비공개 회동은 온라인 매체 ‘더팩트’의 전날 보도로 뒤늦게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서 원장과 양 원장은 21일 저녁 서울 강남구 한 한정식 식당에서 만나 4시간가량 회동을 했다.

양 원장은 “국정원 원장님과 몰래 만날 이유도 없지만 남들 눈을 피해 비밀회동을 하려고 했으면 강남의 식당에서 모이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정치·선거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양 원장은 민주당의 내년 총선 전략과 정책 수립 등을 총괄하는 ‘민주연구원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양 원장의 해명에도 야당은 서 원장과 양 원장의 만남 자체가 문제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사실이라면 매우 부적절한 만남이자, 촛불의 기반을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적인 만남’이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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