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 고초 속 DJ와 민주화에 몸 바쳐”…故김홍일 영결식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23일 09시 13분


코멘트

함세웅 신부, 고인 마지막 영결미사 집전
"고인의 고통은 우리 민족·시대가 당한 고통"
오후 3시께 광주 5·18 구 묘역에 임시 안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고(故)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의 영결식이 24일 오전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영결식은 함세웅 신부의 장례미사로 시작됐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와 막내 홍걸씨, 김 전 의원의 부인과 유족들을 비롯해 정세균·추미애·설훈·백재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관계자들 100여명의 추모객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자리했고 일부는 눈이 부어 제대로 떠지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김 전 의원의 영정 주변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의 화환이 자리했다.

함 신부가 도착하고 장례 미사가 시작됐다. 성가가 울려퍼지자 십자가를 든 유족과 영정을 든 외손자를 선두로 고인의 관이 입장했다. 참석자들은 관을 두고 돌아서며 붉어진 눈시울을 손으로 훔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의 영결미사를 집전한 함세웅 신부는 “아버지와 함께 민주화와 인권, 남북 평화 공존을 위해 몸 바쳤고 그 뒤 아버지로 인해 갖은 고초를 당했고 말할 수 없는 수모를 당했지만 이 모든 것을 견뎠다”고 고인을 떠올렸다.

함 신부는 “고인은 10년 동안 투병생활을 하면서 집에서, 병원에서 많은 고난을 받았다. 고인이 직접 말씀은 못했지만 눈빛으로, 또 표정으로 당신의 뜻을 가족들, 그리고 저희들에게 전해주곤 했다”며 “고인이 겪었던 고통은 개인의 고통이 아닌 민족, 우리 시대가 당한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욱 정성된 마음으로 고인이 아름답게 남겨준 흔적을 마음 속에 간직하면서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자”고 했다.

영결식이 끝나고 고인의 관이 이동하자 유족들이 뒤따랐다. 고인이 운구차에 실리고, 추모객들 모두 고인을 마지막으로 보내기 위한 묵념을 올렸다. 유족들의 어깨가 떨리면서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고인의 외손녀가 눈물을 많이 흘리는 어머니를 안으면서 위로했다.

고인의 동생인 김홍업 전 민주당 의원과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은 애써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민주당 의원 등 고인의 정치적 동반자들도 유족들의 뒤에서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운구차는 서울 서초구 서울추모공원 승화원으로 이동했다. 고인은 화장 후 이날 오후 3시께 광주 민족민주열사묘역(5·18 구 묘역)에 임시 안장된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