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투르크멘 학생들에게 낸 퀴즈 “남북이 원하는 것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8일 05시 26분


코멘트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7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아자디 투르크멘 국립 세계언어대학교를 방문해 한국어 수업교실을 찾아 학생들에게 ‘’평화‘’를 적어 보이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2019.4.18/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17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 아자디 투르크멘 국립 세계언어대학교를 방문해 한국어 수업교실을 찾아 학생들에게 ‘’평화‘’를 적어 보이고 있다. (청와대 페이스북)2019.4.18/뉴스1
“우리나라에 남쪽과 북쪽이 있는데 그 나라 사이에서 원하는 게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간) 투르크메니스탄 ‘아자디 투르크멘 국립세계언어대’ 한국어과. 이 학교 3, 4학년 학생 10명이 수업을 받는 교실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들어섰다. 교실에선 각자 한국어 단어를 하나씩 뽑아 3단계 힌트를 주고 다른 학생들이 맞추도록 하는 어휘게임이 한창이었다.

학생들이 낸 문제 중 저고리와 이순신 장군을 가장 먼저 맞춘 김 여사는 질문을 던질 차례가 되자 “남과 북이 원하는 것”이라는 첫 번째 힌트를 냈다. 학생들이 “우정?”이라고 오답을 내자 김 여사는 두 번째 힌트로 “전쟁도 나고 분쟁이 있는 지역에서도 원하는 것”이라며 “가정의 화목과 가족을 위해 우리 모두 기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힌트에도 학생들이 답을 하지 못하자 김 여사는 “비둘기를 이것의 상징이라고 한다”고 마지막 힌트를 던졌다.

하지만 학생들이 내놓은 대답은 ‘화목’. 김 여사는 “화목도 좋은 (답인)데 평화, 평화다”라고 정답을 공개했다. 북-미가 치열한 신경전을 주고받으며 비핵화 협상이 교착되고 있는 가운데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에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강조한 셈이다. 문 대통령도 이날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의 꿈은 유라시아까지 뻗어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에 대한 투르크메니스탄의 지지와 성원은 앞으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92년 북한과도 외교관계를 맺은 투르크메니스탄에는 지난해 4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방문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게임을 마친 뒤 “처음 방문하는 낯선 투르크메니스탄에서 한국말로 여러분과 이야기할 수 있어 기쁘다”며 “한국말을 한다는 것은 한국의 문화를 안다는 것이고, 그것은 두 나라를 모두 아는 것이자 미래를 함께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팔 힘이 센 사람은 열 명을 이기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1000 명을 이긴다’는 현지 속담을 언급하며 “지금 미래의 희망을 위해 노력하기에 여러분은 1천 명을 넘는 사람을 구하는 지혜를 쌓을 것”이라고 했다. 투르크멘 국립세계언어대는 2008년 한국어과를 개설한 뒤 매년 10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이 주최한 국빈만찬에서 부족 통합을 강조했던 투르크메니스탄 민족시인 막툼굴리 프라기를 언급하며 “투르크메니스탄의 통합과 단합을 실현해낸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님과 국민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인종과 언어, 문화, 어른을 공경하는 풍습과 높은 교육열 등 비슷한 점이 많다”며 “오랜 인연이 양국의 협력을 성공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했다.

아시가바트=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