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韓, 무기구매 감사”…美 군사장비 대량 도입 이어지나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2일 13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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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세계 3대 미국무기 수입국…최근 10년간 7.6조원 규모
도입 예정 스텔스 전투기·해상초계기 등 10조원 달해
F-35A/B, 조인트스타즈, SM-3, 시호크 등도 검토 대상

지난 11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미국 무기 도입 결정을 깜짝 언급했다. 군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무기 도입은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며 말을 아꼈지만 향후 미국 무기의 대량 구매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께서는 미국의 여러 군사 장비를 구매할 것으로 결정했다. 거기에는 제트 전투기라든지 미사일 그 외에 여러 가지 장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세계 최고의 그러한 장비를 만드는 나라”라며 “이런 큰 구매를 해주신 데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정상회담을 시작하며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대북 문제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보다 문 대통령의 ‘통 큰’ 무기 구매 결정에 대한 고마움을 표한 것이다.

이 같은 돌발 발언은 자신의 업적이나 무역적 성과를 자국민들에게 알리기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지만, 한국이 미국에 대한 무기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새로운 무기 도입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당연히 뛰따른다.

한국은 이미 세계 3대 미국무기 수입국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이 지난 1월 발간한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미국은 2008~2017년까지 한국에 67억3100만달러(7조6000억여원) 상당의 무기를 판매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106억3900만달러), 호주(72억7900만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이미 미국과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도입을 진행 중이거나 앞두고 있는 사업 규모도 상당하다. 총사업비 7조4000억원 규모의 F-35A 스텔스 전투기 40대 중 최근 2대를 국내로 들여왔고,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고고도 무인정찰기(HUAV) 글로벌호크 4대는 총 사업 8800억원을 투입해 오는 8월부터 들어온다.

지난해 1조9000억원 규모의 차기 해상초계기 사업은 미국 보잉의 포세이돈(P-8A) 6대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이미 계약이 성사된 무기 도입 규모만도 10조원이 넘는다.

정부는 방위력 개선에 있어 미국 무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안팎의 비판에 따라 지난 몇년 간유럽 무기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 따라 앞으로 있을 무기 도입 사업에 미국의 입김이 더욱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군 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대규모 무기 도입사업의 대부분이 미국 무기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도 이를 뒷받침한다.

정부는 공군 차세대 전투기로 기존 F-35A 40대 외에 추가로 20대를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독도함급 대형수송함에 탑재할 F-35B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신규 도입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미국의 지상감시정찰기인 조인트 스타즈(J-STARS)도 한국이 향후 구매할 만한 무기 품목으로 분류된다. 국방부는 지난 1월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며 신규 도입 전력에 ‘합동이동표적감시통제기(지상감시정찰기)’를 포함했다.

지상감시정찰기로 미국의 조인트 스타즈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도 조인트 스타즈 판매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총 사업비 1조원 가량인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12대)도 미국 록히드마틴의 MH-60R(시호크)가 후보 기종이다. MH-60R(시호크)는 1차 사업에서 선정된 유럽제 레오나르도의 AW-159 ‘와일드캣’과 경쟁하기 위해 2차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여기에 이지스함에 탑재되는 SM-3 함대공미사일도 구매가 점쳐진다. SM-3 미사일은 1발당 가격이 250억원 가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같은 미국산 무기의 도입이 북한은 물론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북한은 그 동안 우리 군의 전력 증강 사업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역행한다고 비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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